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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원정연 팀장 마이클 샌들 “정의란 무엇인가 ” & 알랭 드 보통 “여행의 기술 ”
SK(주) C&C 블로그 운영자 2012. 10. 30. 15:40다분히 철학적 개념과 사고를 담고 있어 어려워 보이기도 하지만 현재 우리주변에서 벌어질 수 있는 그리고 실제 벌어졌던 사례를 토대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이클 샐던 교수의 독특한 문답형식의 전개를 차분히 보다 보면 고개가 절로 끄덕이며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을 통해 여러분들과 공감하고 싶은 것은 책의 주제와는 다소 떨어진 “판단”에 대한 접근과 고민의 방식 입니다. 정의도 결국은 옭고 그름을 판단하는 틀을 잡고자 함이고,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맞다고 생각된 일이 틀리고, 또 틀렸다고 생각한 일이 수긍이 가기도 합니다
회사의 업무를 하다 보면 크고 작은 사안에 대해 하루에도 몇 번씩 판단하고, 결정해야 할 일들이 있습니다. 어떤 사안은 원칙에 입각하여 신속히 결정할 일들이 있고, 또 어떤 일들은 여러 의견을 모아 벤담의 공리주의처럼 다수의 행복을 위해 판단할 일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한번 업무와는 조금 떨어져서 직간접적으로 우리와 관련된 사회문제들에 대해 이러한 상황이라면 나는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많은 생각을 갖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책의 내용을 간략히 요약하면,,,
“정의란 무엇인가”에 나오는 도덕적 딜레마는 우리의 일상 속에 늘 존재하고 있어, 우리가 슈퍼맨처럼 “내가 곧 정의”라고 부르짖기만 하다가는 그 딜레마에 발이 걸려 넘어질 수 있습니다. 저자 마이클 샌델 교수는 우리에게 생각할 것을 요구합니다. “정의와 부정, 평등과 불평등, 개인의 권리와 공동선에 대해 온갖 주장이 난무하는 영역을 어떻게 이성적으로 통과할 수 있을까?” 그는 도덕과 정의라는 주제를 매우 현실적이고 뜨거운 쟁점들 속에 풀어놓습니다. 금융위기, 병역문제, 안락사, 동성결혼 등 구체적 상황에서 그는 우리의 판단을 요구하고, 그 판단이 어떤 원칙에 의한 것인지 돌이켜보라고 합니다.
통상 正義는 세 가지 방식으로 定義되어 지기도 합니다. 행복의 양이 커지는 것을 정의롭다고 하고, 또 개인의 권리가 존중되는 것이 정의라고도 합니다. 착한 사람이 복을 받고 욕심쟁이는 벌을 받는 것, 즉 어떤 미덕이 실현되는 것을 정의라고도 합니다. 물론 이 모두가 잘 조화되면 그게 정의가 실현되는 것이라고 쉽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그 세 가지 방식이 서로 충돌할 것이라고 합니다. 다수의 행복을 강조하다 보면 그로 인해 권리를 빼앗기는 소수가 생길 수 있습니다. 수만 명을 살리기 위해 테러범의 딸을 고문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있을지, 좀 더 일상적인 예로 회사가 살기 위해 소수의 비 정규직이 해고 당해도 어쩔 수 없는 것인지? 한편 개인의 권리를 절대화한다면, 우리가 개인의 양심이나 표현의 자유를 중요시한다면, 자신의 재능과 행운에 따라 누구는 타워팰리스에 살고 누구는 반지하방에 사는 일이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릅니다. 만약 그것에 부당함을 느낀다면, 개인의 권리보다 더 중요한 도덕이 있다는 얘기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행복 극대화나 개인의 권리를 중심으로 정의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정의를 '미덕의 추구'로만 바라보는 입장을 몹시 경계합니다. 만약 어떤 상위의 도덕이 존재한다면 그것이 개인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는 사람들이 행복하면 그만이지 굳이 그 행복의 도덕적 질을 따질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정의에 대한 논란에서 공동체의 목적이 무엇이고, 또 가치 있고 좋은 삶이란 무엇인지에 답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사실 정치권에서 빵과 권리에 대해서는 많이 이야기하지만 공동체의 도덕에 대해서는 거의 얘기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아마 사람들이 싫어하기 때문에, 도덕은 상대적이니까, 개인의 권리가 더 중요하다는 등으로 포장되고 있지만, 저자는 정의로운 사회를 원한다면 ‘미덕’과 ‘공동선’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의 말이 옳다면, 아마 무엇이 더 '좋은 삶'인지부터 논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것은 결론 없는 논란이 될 수도 있지만, 우리 모두의 생각과 마음을 성숙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정의가 무엇이든 본질적인 것에 대해 질문하고 생각하고 토론하는 힘이 그 바탕이라는 사실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 내 인생의 책 한권
두번째 소개하는 “여행의 기술” 은 솔직히 저에게 가장 중요한 책이 아니라, 가장 최근에 인상 깊게 본 책입니다. 알랭 드 보통의 박학다식한 지적 호기심과 화려한 문장으로 한국의 TV CF에도 출연하는 등 한껏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작가입니다. 어찌 보면 염쇄적이기도 하고 또 작가의 이성적 틀로 너무 독자를 몰아가는 면이 없지 않지만, 섬세한 관찰력 만큼은 충분히 인정할 만 합니다
오늘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을 통해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은 생각도 책에 담긴 여행 자체의 이야기 보다는 그 이야기를 풀어가기 위해 보여준 관찰에 대한 부분입니다.
저자가 말하는 여행의 기술이란 한마디로 정리하면 “작가처럼, 화가처럼 여행하라”입니다. 내 눈에 익숙한 친근한 풍경이더라도 습관에서 벗어나 처음인 것처럼 둘러보고 그 느낌들을 단순히 "좋다." "아름답다" 가 아닌 더 자세히 그리고 더 구체적으로 느끼라고 말합니다. 어떤 것이 어떻게 좋은지, 아름답다면 어떻게 아름다운지 내 주위에 있는 것에 만족하면서, 우리에게 먼 곳으로 떠나기 전에 우리가 이미 본 것에 다시 주목해 보라고 충고하고 권유합니다.
대표적으로 반 고흐가 보고 그린 올리브 숲을 보고 저자는 농담의 배합 기술을 버리고, 캔버스에 원색을 듬뿍 발랐다고 합니다. 고흐 이전 대부분의 화가들이 지향했던 어떤 사실주의 작품도 풍경을 있는 그대로 모두 표현해 낼 수는 없습니다. 같은 풍경을 똑같이 캔버스에 담아내는 사실주의 화가는 세상에 없습니다. 캔버스에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화가가 핵심적인 특징을 잡아 표현해야 하는데 이는 일종의 선택의 문제이며, 바로 이 점에서 고흐는 이전의 사실주의 화가들이 핵심적인 특징은 살리지 못하고 ‘똑같이’ 그렸다는 것에 반감으로 스스로 가장 핵심적인 특징을 원색의 배치로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여행을 할 때 보는 눈을 열어주는 것은 미술이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로 우리의 시신경을 통해 들어온 풍경은 우리가 ‘핵심적인 특징’이라고 생각한 부분을 중심으로 기억되고 있으니까요.
가장 인상적인 관찰은 아름다운 풍경을 ‘소유’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존 러스킨은 '데생'을 가지고 풍경을 이야기 합니다.
알랭 드 보통은 ‘풍경의 진정한 소유는 그 요소들을 살피고 그 구조를 이해하고자 하는 의식적 노력에 달려 있다.’고 하며 그 방법으로
데생을 권하고 있습니다. 사진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사진은 편하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의식적 노력’을 무감각해지게 만들
가능성이 많다고 합니다.
즉 아름다운 풍경을 내 것으로 소유하기도 전에 카메라는 사진을 찍음으로써 우리 할 일을 다 했다는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여행을 통해 무슨 생각으로 무엇을 어떻게 보고 느끼고 올지도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주말 또는 휴가 내어 여행계획을 세우기 전에
먼저 이 책을 읽어 보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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