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윤의 프로보노]프로청사이 ‘로인스팀'과 함께 하는 시니어 스마트교육
Storyteller/Smart Story | 2020. 11. 10. 09:41
저의 할머니는 몸이 불편하셔서 요양병원에 계십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한동안 할머니를 뵙지 못했습니다. 고모를 통해 할머니가 너무 답답해 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스마트폰 한 대를 선물해 드렸습니다. 그런데 너무 연로하셔서 스마트폰 사용법을 모르니 본인이 직접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하실 수가 없더군요.
옆에 계셨더라면 스마트폰 사용법을 알려드리고 증손자들 사진도 옮겨 드릴텐데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어 너무 답답했습니다. 제가 이 정도인데 할머니께서는 오죽 하셨을까요. '진작 사 드릴 걸...' 하는 후회가 계속 밀려왔습니다.
제가 이렇게 저희 할머니 이야기부터 하게 된 것은, 지난 여름부터 서울시자원봉사센터의 프로청사이('프로'보노와 '청'년들의 '사'회참여 '이'야기) 활동에서 멘티로 만난 ‘로인스팀'을 소개하고 싶어서 입니다.
‘로인스(ROINES)팀’ 은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이 모여 만든 팀으로 노인 문제에 관심이 많은 청년들이 ’SENIOR’를 거꾸로 해서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팀 빌딩 모임 시 로인스 청년들과 함께. 좌측부터 최민규 학생, 길현욱 학생(팀장), 최희재 학생, 권석천 학생, 원종윤 수석
최초 기획은 'ARS를 통한 노인 IT 도우미' 컨셉이었는데요, 서비스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어르신께서 ARS로 전화를 한 후, 스마트폰 사용법 중 궁금한 내용에 대한 번호를 선택합니다. 2. ARS 시스템에서는 교육 컨텐츠가 있는 URL을 SMS로 전송합니다. 3. SMS를 받으신 어르신은 해당 URL을 통해 교육 컨텐츠를 확인합니다. 저는 이 서비스 구축할 때 필요한 IT 기술 멘토링을 요청 받았습니다.
노인 IT 교육 서비스 ‘잇다’ 홍보 자료 중 일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상향되어 화상 미팅 중
로인스 팀원들은 ARS 홍보를 위해 서울시내 각 복지관에 연락하는 등 동분서주하며 정말 열심히 활동했습니다. 다만 복지관측에서 ARS보다 대면 교육을 원해서 오프라인 교육으로 전환 했다고 합니다. 최종적으로, 로인스팀은 시립노원노인종합복지관(이하 노원복지관) 및 강북노인복지관(이하 강북복지관)과 연계한 활동을 했습니다. 노원복지관과 연계한 외부 교육은 10월 20일부터 30일까지 총 4회 진행되었고, 강북복지관은 어르신 댁으로 청년들이 가가호호 방문해 교육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노원복지관과 연계 교육 시에는 경로당에서 교육하려 했으나, 코로나19로 경로당이 폐쇄되어 아파트 내 쉼터에서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로인스팀 활동 내역
저는 4회차 중 마지막 교육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좌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길현욱 학생, 최희재 학생, 원종윤 수석, 김수민 학생
“OO아 나 지금 공부한다”
따님이 너무 놀라서 바로 답장이 왔습니다.
“엄마 혼자 한 거야??
깜짝 놀랐어 대단한데.”
문자 하나를 더 보냈더니, 따님이 정말 좋아하시더군요.
“와우.
너무 잘 하시네
우리 엄니. 100점”
짧은 시간이었지만 보람 있었고, 배우는 데 열심인 분들이 많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습니다.
노원복지관 홍아현 선생님께서 "배우고 싶어하는 어르신은 많은데 어디서 배울지 몰라서 못하는 분이 많아서 아쉽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직접 알려드리는 기회를 많이 갖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언택트'가 중요한 키워드가 된 시대에서 어르신 대상 디지털 교육 커리큘럼과 기반 환경을 갖추는 데 IT기술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 화두를 가지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행사 후 청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한 학생도 있었습니다. 최희재 학생은 어르신들이 이런저런 테스트를 해볼 수 있는 앱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이렇게 아이디어를 하나씩 모아보면 SV(Social Value, 사회적 가치)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로인스팀과 IT 교육 봉사를 하면서 할머니 생각,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고 이를 응용한 서비스들은 계속 생겨나고 있는데요. 어르신들이 스마트 기기들을 잘 활용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방안을 저를 포함한 IT인들이 고민을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SK 주식회사 C&C 이가영 수석님, 이일범 수석님,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지승재 주임님, 소은선 대리님, 이유진 주임님, 시립노원노인종합복지관 홍아현 선생님께 감사 말씀 드립니다.
'Storyteller > Smart 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최재홍의 Tech Talk, IT Trend 읽기] 코로나를 뚫고 IPO로, Airbnb (0) | 2020.11.24 |
---|---|
인공지능이 뇌출혈 골든타임을 지킨다! (0) | 2020.10.30 |
[원종윤의 프로보노] ‘2020 온라인 서울진로직업박람회’ 참여 후기 (0) | 2020.10.21 |
[최재홍의 Tech Talk, IT Trend 읽기]무규칙 속의 규칙, Netflix Culture (0) | 2020.10.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