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피아노 구입? 그런데……(2)

 

지금 집에 있는 피아노는 나와 우리 부모님 집에 있는 모~~든 물건들 중 가장 오~~래 된 것이다..

엄마에게 물어보니 내가 유치원 다닐 때 엄마가 본인이 배워서 나와 동생에게 가르쳐 보기 위해 샀다고 하셨다.

이사를 갈 때에도 버려야 하나 고민하면서도 어떻게든 가지고 갔고 특히 20살 이후 내 피아노 인생에 있어 이 피아노와 함께한 시간은 정말 소중했다.

 

때로는 스트레스 풀 듯이 쾅쾅 건반을 누르기도 하고, 때로는 아주 얇은 크리스탈 조각 다루듯이

깨질 까봐 조심조심 건반을 누르기도 하고, 연주가 잘 안되거나 암보가 잘 안 될 때는 화도 내기도 했던 피아노였다.

 

그런데 새로운 피아노에 혹한 내가 쉽게 아내의 이야기에 동조하려는 그 2~3초의 순간, 30년 넘는 시간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휙 지나간 것이었다.

 

 

새로운 피아노 구입? 그런데……(3)

 

아내는 야마하 업라이트를 사자고 했다.

나도 그 피아노라면 정말 좋을 것 같았고 외제차 몰고 다니는 것 보다 야마하 피아노 갖고 있다면 더 자랑하고 싶을 것 같았고 무엇보다 피아노 때문에라도 연습을 더 열심히 할 것 같았다.

 

이야기 중 그러면 지금 우리집 피아노는 어떻게 해야 하나중고로 팔아야 하는지 물었고

100만원 정도의 가격에 팔 수 있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가슴이 먹먹했다.

 

30년 넘게 피아노와 함께한 그 시간이 과연…. 돈으로 환산할 수 있기는 할까?라는 생각부터

지금 피아노를 팔고 야마하 피아노를 사자는 생각을 한 내 자신이

배신자”, 의리라고는 전혀 없는 속물”, “이기주의자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아이들도 이젠 너를 연주하는데…..

 

첫째 아들이 이제 7살이고 내년이면 학교를 간다.

엄마를 닮아서 그런지 음악에 관심도 많고 조금의 소질은 있어 작년만 해도 내가 피아노 치는 것을 방해 하더니 이젠 본인이 이 곡 저 곡 연주한다고 내 앞에서 자랑을 하곤 한다.

 

얼마전에는 엄마와 같이 젓가락 행진곡을 연주하는 것을 보고 나는 깜짝 놀랐다.

 

이렇게 나 뿐 아니라 아내 그리고 아이들까지 피아노, 너와 함게 연주하고 있는데 뭔가….

이별? 헤어짐? 다시는 못 볼 것 같다는 느낌?..... 이 가까워 오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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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처럼 by 네이티브]

 

2017년 네이티브 싱글앨범 <감기처럼>에 수록된 곡이다.

추운 날씨에 들으면 어울릴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 곡이 나를 끌어들인 면은 바로 오른손 멜로디이다.

반복하는 부분이 있지만 중간 중간 변주가 들어간 부분 그리고 높은 음에서도 귀에 거슬리지 않게 움직이는 음색이 참 매력적이다.

 

조표도 크게 어렵지 않아 처음부터 다가가기도 쉽고 어느 정도 익힌 지금은 내 나름의 편곡을 해 보고 있다.

 

언젠가 문득 슬픈 생각이 들 때 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