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얼마 전에 프로보노 온라인 멘토링 활동으로 진로사람책활동을 했습니다. 활동 진행 과정 및 질문 내용과 답변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적어봤습니다. 멘토링에 관심 있는 분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직군에 관심 있는 분들은 한 번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사전 준비]

지난 10 13일부터 17일까지 서울특별시 교육청에서 개최한 '2020 온라인 서울진로직업 박람회의 여러 프로그램 중, 사단법인 한국자원봉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진로사람책이라는 멘토링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온라인 진로사람책이란, 청소년이 평소 만나기 어려운 다양한 분야의 전/현직 직업인 및 전문가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서 청소년을 만나 본인의 경험과 지식을 나눔으로써, 청소년들로 하여금 진로를 탐색하고 직업을 경험하게 하는 멘토링입니다.

 

각 멘토 별 멘티가 지정되었으며, 저는 두 명의 청소년을 멘티로 소개받아서 진로사람책 활동을 했습니다. 활동 전 사전 질문을 받았고, 활동 시간에는 이에 대해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교육 전에 한국자원봉사에서 교육에 필요한 많은 자료를 받기도 했습니다.

 

온라인 진로사람책 zoom 사용방법, 미니 배너

 

 

활동안내와 사전교육 자료 동영상 링크도 제공되어 이를 시청했는데요. 멘토링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활동안내] https://youtu.be/NFJ_siFJ7cc

[사전교육] https://youtu.be/aO2jgwe7OJo

 

 

[멘토링 진행]

저는 1015일 오후에 약 한 시간 정도 온라인 진로사람책 활동을 했습니다.

각 멘토링 팀 별 온라인 멘토링 진행은 대학생교육기부단 학생(팀장)이 온라인 화상 회의 방을 만들고, 참가자들이 방에 입장해서 멘토링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상단 왼쪽부터 최승철 팀장, 원종윤 수석, 최재혁 학생, 김재민 학생

 

 

 

질문 및 답변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라는 직업을 가지려면,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고 지식은 얼마나 쌓아야 하는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과목 및 적성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 저 같은 경우에는 학생 때 학과 공부 외에 소프트웨어 동아리 혹은 동호회 등의 활동을 안 한 게 아쉬웠습니다. 관련 외부 활동 등을 한다면 시야를 더 넓힐 수도 있고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필요한 과목에 대해서는, 지나고 보니 역시 국영수가 중요하다고 하는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다른 누군가의 요구사항을 어플리케이션으로 만들어내는 일을 주로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소통 능력이 원활해야 하고, 그래서 국어가 중요합니다.

 

소프트웨어 공부할 때 참고 자료는 대부분 영어로 되어 있기 때문에, 제가 따로 강조하지 않아도 학생들이 이미 영어의 중요성은 잘 알고 있을 것 같습니다.

 

수학의 경우, 저는 실무에서 고등학교 이상의 과정에서 배우는 수학을 쓰는 경우가 많지는 않았습니다. 수학 자체보다는 논리적 사고력이 소프트웨어 개발할 때 거의 항상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발 이전에는 설계 작업이 필요하며, 설계 시에는 순서도 작성을 할 일이 많이 있습니다. 그럴 때 수학 공부를 하면서 키운 논리적 사고력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써 활동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소프트웨어 설계도(순서도) 예시

 

 

2. 어플리케이션 개발이라는 업무를 하시면서, 개발에 도움이 되었던 사전 지식 혹은 활동, 책이나 추천할 만한 것들이 있다면 알고 싶습니다.

 

- 저는 개발하면서 참고한 책들을 제 블로그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http://pcmola.com ). 오래된 책들도 있어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참고용으로 한 번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카테고리 별 보유했던 IT 관련 도서 정리

 


개발 외 도서로는 카네기 인간관계론을 읽은 것이 제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된 것 같습니다.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듣기를 잘 하라는 것이 주된 내용입니다.

 

추천할 만한 활동으로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동호회 활동을 병행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고요.

 

저는 회사 퇴근 후 개인적으로 메이커 페어라는 행사(개인 또는 팀을 이루어 직접 어떤 물건을 만들어 출품하고,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작품을 소개하는 행사)에 참가 준비하면서 추가 공부한 것들이 일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개인 공부하면서 블로그를 쓰다 보니, 필요할 때만 검색해가며 찾고 잊어버리던 것들을 제 지식으로 만들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깃허브로 개인 프로젝트 만들면서 내용 정리하면서 배운 내용 역시 현재 일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깃허브 페이지에 작성한 개인 프로젝트( https://github.com/pcmola/Jagyeongnu )

 

 

3. 현재 직업을 가지시면서, 이 일의 가장 큰 장점과 단점을 알고 싶고, 직업 활동을 아시면서 어려움 혹은 리스크를 겪으셨다면, 어느 면에서 가장 큰 어려움 혹은 리스크가 오는 지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장점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회사를 계속 다닐 수가 있다는 걸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옷차림이 자유롭고 재택 근무가 가능한 직종이라 좋기도 합니다.

 

단점은 계속해서 공부해야 되는 점이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다른 사람(고객)에게 의뢰받은 일을 제한된 일정과 비용 내에서 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본인이 주도적으로 일을 하지 못하는 한계도 존재합니다.

 

 

4. 이 직업을 하려면 어떤 공부를 해야 되나요?

 

- 책을 보면서 따라하는 것도 좋지만, 목표를 정하고 나서 그에 필요한 참고 도서를 참고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배울 내용이 방대하기 때문에 따로 정리하는 노력이 추가로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필요할 때 다시 생각이 안 나거나 다시 찾아보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됩니다.

 

 

5. 어플리케이션 개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게임, 검색 앱 등을 만드는 직업인가요?

 

- , 맞습니다. 여러분의 컴퓨터에 설치되어 있는 모든 소프트웨어 어플리케이션, 스마트폰에 설치된 모든 앱을 만든 사람들이 바로 어플리케이션 개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입니다.

 

그리고 그 외에도 여러 용도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통신사와 반도체 기업의 소프트웨어를 주로 만들었습니다. 고객사가 통신사였을 때에는 통신사 대리점 및 고객센터 직원들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었습니다. 고객사가 반도체 회사였을 때에는 반도체 회사 직원들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었습니다. 저희 회사 직원들이 사용하는 앱을 만들기도 했네요. 지금은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6. 그 직업은 어려운 일이 많나요?

 

-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새로운 기술이 끊임없이 나오기 때문에 쫓아가는 게 매우 어렵습니다. 그리고 개발 연차가 어느 정도 쌓이면 관리자가 되어야 합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종합하여 업무를 완수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갑작스러운 전산 장애가 발생하면 이를 조치해야 합니다. 장애는 주말/휴일 가리지 않고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바로 해결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집에서 원격으로 조치할 수도 있지만, 보안 상의 이유로 직접 출근해서 조치해야 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고객이 요구한 납기일이 촉박하지만 주변 상황 상 거절을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에 일정을 준수하기 위해 과다하게 일을 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주 52시간제 법이 통과된 이후로는 근무 시간을 정확하게 측정하기 때문에, 초과 근무 시간에 대한 보상(대체 휴무 혹은 초과 근무 수당)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저는 통신사와 반도체 기업이 주 고객사였는데요. 고객사 특성 상 보안 규정이 엄격했습니다. 그래서 지정된 장소에서 제한된 업무 환경 내에서 일을 해야 하기에 많은 제약이 있었던 것도 어려운 점이었습니다.

 

 

[멘토링 후기]

저 개인적으로 온라인 멘토링이 두 번째인데요.

활동안내와 사전교육 동영상을 시청하고 활용한 덕분에 제가 지난 번보다 조금 더 나아진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한 반면, 첫 번째 멘토링한 학생들에게 좀 더 잘 전달해주지 못한 게 미안하기도 합니다.

 

활동안내 강의에서 직업에 대한 개괄적 설명을 먼저 하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제가 빠뜨리고 이야기 못한 점은 앞으로 개선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중학생 무렵에는 장래에 대해 별 생각 없이 살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와는 반대로 이번에 멘토링한 학생들은 자기 꿈이 많이 확고한 것 같아 대견하기도 했습니다.

학생들에게 장래 희망을 물어보니, 한 학생은 특성화고를 거쳐 어플리케이션 엔지니어 혹은 게임 엔지니어가 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다른 학생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에 관심도 있고, 작가도 되고 싶다고 하더군요. 제가 요즘 중학생들은 게임만 할 것이라는 편견 속에 살고 있지 않았나 반성하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활동안내 강의에서 학생들이 우리 생각보다 똑똑하다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요. 이런 부분들을 말씀하신 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전교육 강의에서는 라떼는 말이야~ 금지라는 것을 강조해 주셨습니다. 직접 겪어 보니 역시 라떼(저의 그 때 시절) 생각하면 절대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학생들의 후기를 들어보니,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방향 정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도 했고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에 대해 알게 되어 진로 정하는 데 한 층 더 가깝게 느껴진 것 같다고도 하였습니다.

 

제 아내한테온라인 진로사람책활동한 이야기를 했는데요. 제가 멘토링한 학생들이 취업하게 되어 저와 같은 회사에서 함께 일하게 되면 어떤 기분이 들지 궁금해 하더라구요. 지금은 중학생인 멘티가 어엿한 사회인이 되어 만난다고 생각해보니, 뿌듯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할 것 같고 그 미래가 설레게 하네요.

 

제 경험이 모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대변할 수는 없지만, 미래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청소년들에게 멘토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고 수고해 주신, SK주식회사 C&C 정창래 수석님, 한국자원봉사문화 김소란 매니저님, 정효선 대리님, 화상회의 지원해주신 대학생교육기부단 최승철 학생에게 감사 말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