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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홍의 Tech Talk, IT Trend 읽기] The Social Dilemma
SK(주) C&C 블로그 운영자 2020. 9. 22. 14:54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되던 해, 벽 한 켠에 종이를 한 장 붙였습니다. 거창하게도 ‘Digital Policy’입니다. 마음의 준비 없이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다간 부작용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아내와 함께 작성했습니다.
[Image 1. 아이들을 위한 Digital Policy]
Wired의 전 편집장이자 『Long Tail』의 저자로 유명한 Chris Anderson의 ‘My 12 Rules for Kids and Screens’ (https://medium.com/@chr1sa/my-12-rules-forkids-and-screens-d7e46390589b) 를 참고했습니다. Instagram 등의 Social Media를 13세까지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원칙도 함께 빌려 왔는데, 스마트폰만큼 Social Media에 빠지기 쉬울 것같다는 단순한 생각 이상은 없었습니다. Chris Anderson은 왜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Social Media를 금지하는지를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The Social Dilemma
Netflix의 신작 다큐멘터리인 『The Social Dilemma』 (https://www.netflix.com/title/81254224) 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서비스를 직접 설계하고 구현한 Tech 전문가들이 그 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Social Media의 이면을 생생하게 설명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aaC57tcci0
[Video 1. ‘The Social Dilemma Trailer’, Netflix YouTube Channel (https://www.youtube.com/watch?v=uaaC57tcci0)]
지난 10년 간 Social Media는 사람들의 다양한 소통의 장이 되었습니다. 소통의 양은 급증했습니다. 정보를 손쉽게 공유할 수 있습니다. 지식 소통의 속도 역시 빨라졌습니다.
하지만 동전은 양면이 있기 마련입니다. 소통의 양만큼 소통의 질 역시 증가했을까요? 유용한 지식만이 유통되었을까요? 그리고 우리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만을 미쳤을까요?
Attention
Social Media가 원하는 것은 사용자들의 ‘관심’입니다. 가치 사슬이 관심으로부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사용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컨텐츠를 찾아 추천해 주고, 끊임 없이 알람을 보내 줍니다. 적중하면 사용자들의 관심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들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스마트폰 화면을 봅니다. 댓글을 확인하고, Tag를 겁니다. 그리고 사람들과의 관계가 촘촘해질수록 Social Media에 더욱 Lock-in 됩니다.
[Image 2. Social Media가 가져가는 시간들]
“If you’re not paying for the product, then you are the product.” 적중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정교한 Algorithm이 필요합니다. 정교한 Algorithm은 데이터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공짜는 없습니다. 우리는 Facebook, Instagram, Twitter의 고객이 아닌 상품일 수도 있습니다. 데이터를 내놓아야 합니다. 우리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수준의 데이터를 어느 정도까지 분석하기 분석하는지를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사용자의 행동을 예측하기 위해 사용자의 행동을 수집하고 분석합니다. 문제는 이 데이터를 활용해 사용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입니다.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광고주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용자들의 관심도를 높여 사용 시간을 늘려야 합니다. 그래야 광고에 노출되는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관심이 집착과 종속,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맥락입니다. 영화 『Inside Out』은 주인공의 마음 속 감정들을 이야기합니다. 소녀가 좋은 마음 - 기쁜 마음만을 얘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 을 유지할 수 있도록 소녀의 시각 너머에 존재하는 각각의 감정들은 상황을 살피고 분주하게 대응합니다. [Image 3. 『Inside Out]의 한 장면, Inside Out Facebook (https://www.facebook.com/PixarInsideOut/photos/a.503288743083962/1012315612181270/)] 스마트폰 너머에 존재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서버들, 서버와 서버 간의 연결, AI, 그리고 이들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과 구성원들입니다. 그들은 『Inside Out』의 감정들처럼 선의로 움직일까요? Algorithm은 인간을 배려하지 않습니다. 객관적일 수도 없습니다. 오직 관심을 최대화할 뿐입니다. 심지어 Algorithm을 만드는 사람들도 그것이 어떻게 동작할 것인지 정확하게 판단하고 예측할 수 없습니다. 의도 사용자와의 의도에도 온도차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Like’ 버튼을 만들었을 때 긍정과 존중, 격려 등의 의미를 의도했을 것입니다. 많은 사용자들도 동의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Like의 개수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는 사용자들이 존재하며, 오히려 우울함이나 실망 등의 부정적 감정을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Like는 양극화의 표상이기도 합니다. 마치 영화 평점처럼 자신이 옹호하는 집단이나 주장에 집중합니다. 그래야 사용자가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추천이나 개인화는 어떨까요? 사용자가 만족할 만한 컨텐츠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았을까요? 그러나 ‘Filter Bubble’로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을 묶고 그 연대를 더욱 강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제 많은 사람들은 Social Media를 통해 뉴스를 소비합니다. Social Media라는 그물 안에서 오히려 다른 생각과의 소통은 줄어들고 있는지 모릅니다. 가짜 뉴스의 유통 속도는 너무나 빨라졌습니다.
[Image 4. Facebook에서 대부분의 뉴스를 읽습니다.]
대안은?
『The Social Dilemma』가 주장하는 것처럼 문제들이 Social Media로 인해 발생한 것인지는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도구를 적절히 활용하지 못한 개인의 잘못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한 번쯤 사회에 경종을 울릴 필요는 있었습니다. 『The Social Dilemma』가 제한적이지만 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Social Media에 문제는 없는지, 그리고 사용자들에게 문제는 없는지 자문해 봐야 합니다. 기술이 만든 문제를 기술이 해결할 수 있다는 기술 만능 주의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미 안착한 광고 중심의 굳건한 Business Model을 기업 스스로 바꿀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더욱 어렵습니다. 프라이버시, 데이터 불법 사용 등에 대한 법의 변화로 사용자들을 보호할 수 있을까요?
개인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균형김 있는 시각을 갖추기 위해 Social Media에 매몰되지 않는 것, 그리고 나와는 다른 다양한 시선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만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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