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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에서 이어집니다.


3. 소사청소년수련관 Youth Makers 축제 참가

[2018 10~11]

메이커 페어 서울 2018‘ 행사 진행 중에 소사청소년수련관 Youth Makers 축제담당자께서 홍보 자료를 나눠주시더군요. 메이커 페어 행사 끝나고 바로 Youth Makers 행사에 신청하여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외부에서 시연하다 보면 집에서 작업할 때에는 파악하지 못했던, 개선할 부분이 많이 보입니다. 그래서 행사 전까지 메이커 페어 시연 때 발견한 개선점 위주로 작업을 했습니다.

첫째, 메이커 페어 때 측우기를 배터리로 작동시키다 보니 하루에 세 번 배터리를 교체해야 되더군요(한 번 교체 시 AA 배터리 6개 필요). 배터리 비용도 아깝고, 배터리 교체하는 동안 관람객 분들이 기다리시기 때문에 배터리 대신 아답터로 작동할 수 있게 변경해 주었습니다.


배터리 연결에서 아답터 연결로 변경



둘째, 설치하고 철수할 때마다 꼬인 선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해서 선 정리가 필요해 보였습니다. 메이커 페어 때 다른 메이커 보니 마스킹 테이프로 전선을 정리해 주었더군요. 레고에 구멍 뚫어서 선 정리하고 마스킹 테이프로 선끼리 엉키지 않게 붙여주었습니다.


LED 연결선 정리 전/후



마스킹 테이프 활용하여 선 정리



[2018 11 17]

소사청소년수련관 Youth Maker 축제 11 17일 오후에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행사 때에는 올 여름에 우리 회사 인턴으로 근무했던 최정은 씨가 도와주었습니다. 비록 다른 회사로 입사하게 되어 선후배로서의 인연은 이어가지 못했지만, 또 이렇게 만나고 도움을 주고 받는 사이가 되었으니 메이커 활동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소사청소년수련관 Youth Makers 축제에서 최정은 씨와 함께



옆 부스에 있었던 한 초등학생 메이커의 어머니께서, 자격루의 미니피겨가 움직이면서 종 치는 은은한 소리를 들으시고는 해인사 오후 6로 작품명을 정하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주시더군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이름이었는데, 제 마음에 쏙 드는 이름이었습니다.

저는 항상 작품 이름에 자격루’, ‘거북차’, ‘측우자격루이렇게 아주 직관적인 이름만 붙이곤 했는데요. 회사 밖에서 행사하면 다양한 분야, 다양한 연령,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이런 다양한 생각을 얻을 수 있어 참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4. 브릭 코리아 컨벤션 2018 참가

[2018 11~12]

마지막으로 브릭 코리아 컨벤션 2018’에 도전했습니다. 브릭 코리아 컨벤션은 레고 코리아가 후원하는 국내 최대의 레고 창작 전시회입니다. 저는 2015년부터 이 행사 있는 것을 알게 되어 매년 관람을 해왔습니다.

이번 행사에는 2017년에 제작한 신라의 미소자격루 2018’을 출품하여 모두 승인 받았습니다


출품 승인 받은 ‘신라의 미소’와 ‘자격루 2018’



주최 측에 사전 문의 결과, ‘측우자격루에는 해외작가의 창작품이 포함되어 있어 출품이 안 된다고 답변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행사에는 자격루 부분만 별도로 자격루 2018’이라는 이름으로 출품했습니다.

신라의 미소는 모자이크 작품을 한 번 만들어 보고 싶어서 만든 작품입니다. 20여 년 전 제가 사용하던 국어책 표지에 있던 얼굴무늬 수막새를 모티브로 하여 제작했습니다.


국어 교과서에 나온 경주 얼굴무늬 수막새



얼굴무늬 수막새(人面文圓瓦當, 인면문원와당)’는 일제강점기 때 발굴된 후 일본으로 반출되었습니다. 이후 국립 박물관 경주분관(현 국립경주박물관) 박일훈 관장님의 노력으로, 1972년에 반환 받았습니다. 2018 11 27일 보물 제 2010호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작업하면서 레고로 모자이크 만드는 툴인 Legoaizer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포토샵도 활용했습니다. 그리고 배경과 이미지 분리를 위한 사이트(이넘컷, https://www.enumcut.com/)를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정말 즐겁게 작업했던 것 같습니다.


’신라의 미소’ 작업 과정



작품 만드는 도중에 얼굴무늬 수막새실물을 보기 위해 경주에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경주에 몇 번 방문했는지 세어 보니 이번이 다섯 번째 경주 방문이었습니다. 작품을 만들고자 하니 모든 것이 새롭게 보이더군요.


경주 답사 사진: 좌측 하단 사진이 국립경주박물관에 전시된 ‘얼굴무늬 수막새’입니다



작품 만들고 나서 본가에 가서 책을 보관해 놓았던 박스를 한참 뒤적인 끝에, 제가 사용하던 고등학교 국어책을 찾았습니다. 고등학교 3년 동안 같이 한 국어책이라 그런지 많이 애착이 가서 브릭 코리아 컨벤션에서는 모자이크 작품과 국어책을 같이 전시했습니다. 저와 같은 마음인지, 아이 손을 잡고 오신 제 또래(30대 중~후반)의 부모님들께서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좋아하셨습니다.

2018년 초에 다른 전시회에서 신라의 미소를 전시하기도 했는데요. ‘SBS 뉴스에서 그 때 전시한 제 작품을 인용하기도 했습니다.


[오뉴스 오!클릭] '신라의 미소'…경주 얼굴무늬 수막새 보물 지정

 

준비 과정 중 브릭 코리아 컨벤션에서 야간에는 전기를 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전기 다시 들어오면 시간이 안 맞을 테니, 시간 조정 버튼도 추가해 주었습니다. 오래 전부터 언젠가 해야지 하고 있었으나 뒤로 미뤄두었던 작업이었는데, 이번 기회에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자격루는 10분마다 작동시키도록 해주었는데요, 관람객에게 이를 알려주기 위한 안내판도 만들어서 세워주었습니다.


(좌)시간 조정 버튼 (우)‘10분마다 작동해요’ 안내판



[201812 15 ~ 23]

행사 시작 전날 야간에 설치하러 갔더니, 레고 행사인 만큼 레고로 제작할 수 있는 명찰을 받았습니다. 이전까지의 행사에서는 메이커로서 활동했다면, 이번 행사에서는 아티스트라는 새로운 호칭을 얻게 되었습니다.


(좌)아티스트 명찰 (우)행사장 앞에서 기념 촬영



브릭 코리아 컨벤션 2018에 출품한 두 작품: 신라의 미소, 자격루 2018



브릭 코리아 행사에 참여해 보니 저 말고도 전기 구동 장치를 이용해 만든 아티스트도 여럿 되더군요. 자연스럽게 어떻게 구현을 했는지 물어보게 되어 또 새롭게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본 만큼 더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느낀 점

네 가지 이벤트 – (1)메이크코리아와의 인터뷰, (2)메이커 페어 서울2018 참가, (3)소사청소년수련관 Youth Makers 축제 참가, (4)브릭 코리아 컨벤션 2018 참가 를 마치고 2018년을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행사 참여하고 진행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1)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4년 전에 처음 시계 만들기 전만 해도 모든 엘리베이터 숫자가 이렇게 생긴 줄 알았습니다.



숫자 하나를 7개의 LED로 표현해서 7-Segment-LED라고 합니다.  제가 어릴 때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숫자 표현하는 LED 개수가 한참 늘어나 있었더군요.


7개보다 훨씬 더 많은 LED로 표현한 숫자들



길을 지나가다 보니 신호등이 바뀌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실은 바뀐 지 십 수년 된 것 같지만 이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보행 신호등 안쪽에 백열등 하나가 있고 녹색/적색 플라스틱을 덧대었다면, 지금은 여러 개의 LED를 이용하여 보행 신호를 표시하고 있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여러 개의 LED를 사용한 요즘 신호등



2) 인간 관계가 확장되는 것을 느낍니다.

회사원의 신분으로 있다 보면 만나는 사람의 연령대가 비슷하고 대화의 주제도 대동소이합니다. 학생이나 어르신들과 대화할 만한 기회도 없고, 기회가 있다 해도 공통된 대화 주제도 찾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외부 행사에 참여해 해보니, 초등학생 메이커부터 59세 메이커까지 공통의 주제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이번 메이커 페어와 브릭 코리아 컨벤션을 할 때 전화번호부에는 저장되어 있지만 연락이 뜸하던 지인들을 행사에 초대했고, 고맙게도 바쁜 시간을 쪼개 많이 찾아와주셨습니다. 이렇게 계속 인연을 이어갈 수 있는 연결고리가 생긴 점도 정말 좋았습니다.

 

3) 계속 하면 성장합니다.

지금도 처음 다루게 되는 전자부품이 많지만, 맨 처음 자격루를 만들 준비할 때에는 지금보다 더 어려웠습니다. 제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백지였던 상태였으니깐요. 초기에는 용산 전자부품 상가에 가서 점원에게 어떤 부품을 달라고 해야 할 지 몰라 두리번거리다가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행사 데드라인이 잡히고 나서 준비를 하다 보니 조금씩 나아져서 행사에 출품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도 다른 분들에게 제가 아는 것을 나눠드릴 수 있는 부분이 조금씩 생기더군요.

행사에 참여하면 할수록 제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을 다른 참가자 및 관람객들이 찾아주시고 고견을 주셔서 계속 개선을 할 수 있었고, 작품에 해인사 6라는 이름까지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들 정말 고마운 분들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기회가 닿는 한 많은 행사에 참여할 생각입니다.

 

4) 회사 생활도 적극적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학창 시절에 조별 과제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발표하는 것도 싫어하고, 수업 시간에는 뒤쪽 자리에 주로 앉는 내성적인 학생이었습니다. 이후 회사생활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메이커 활동을 하다 보니 앞으로 나서는 일이 많아졌고, 2017, 2018년에는 IoT 역량 소그룹 리더를 맡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2018에는 팀 파트장님들 추천으로 팀 C.I.(Change Initiator, 팀 변화관리자) 활동을 하게 되었고, 2018 10월에는 본부 내 ‘Global ICT Insight 역량 강화인력으로 선발되어 미국 출장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C.I. 활동하면서 같이 활동한 파트별 C.I., 그리고 같이 출장 갔던 직원들 덕분에 새로운 시각도 많이 배울 수 있었고, 그로 인해 다시 회사 생활하는 데 있어 활기가 넘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마무리

KBS 스페셜 [기계와의 대화] 편에서 메이크의 창립자 데일 도허티는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당신은 무엇을 하고 싶나요? 로봇이 있다고 하면 조종하고 싶죠. 코딩을 배우는 건 노동이 아니라, 정말 재미있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무언가를 조종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고 스스로 자신의 가능성을 실현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말이죠.

독자 여러분도 정말 재미있는 일을 할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