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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미노길

순례길 가기를 결정하기까지

A은행 차세대 프로젝트가 끝나고,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2월 비타민 데이[각주:1] 행사에 이미선 간호사에게 혼쭐이 났다.  몸무게는 약 13kg가 불어난 상태였고, 중성지방, 간수치 등은 위험선을 넘나들고 있었다.  물론 프로젝트가 끝나고는 살을 뺄 자신은 있었지만 지금의 내 모습은 임산부의 몸매와 흡사했고, 여지 저기 아픈 환자가 되어 있었다.

운동할 시간이 없으면, 조금 드셔야 해요. 간하고 중성지방 수치 좀 보세요.”

지금은 먹는 것 빼면 낙이 없어요.”

물론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할 여력이 없다는 것은 핑계일 수 있겠지만, 정신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여유가 전혀 없었다.  프로젝트 막바지에 와서는 업무적인 스트레스로 언제나 화가 나 있었으며, 누가 내게로 다가와 말을 건다면 즉시 바늘로 찌를 준비가 되어 있었다.  신경성 대장증후군으로 하루에 5번도 넘게 화장실을 왔다 갔다 했으며, 허리가 아파 한의원과 마사지샵을 매일같이 다녀야 했다.

시스템 오픈을 앞두고 big break 기간에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가 문득 산티아고가 생각났다.  막연히 아름답고 멋진 꽃과 숲들이 끝없이 펼쳐진 곳, 그림 같은 아름다운 마을의 한적한 bar에서 와인을 즐길 수 있는 곳, 해바라기와 포도밭이 지평선까지 펼쳐진 곳을 상상하니 어서 빨리 스페인으로 날아가고 싶었다. 

인터넷으로 산티아고 관련 서적을 주문하여 훑어보고, 나의 산티아고라는 영화를 보고나니 더욱 산티아고 길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설날 연휴에 탁PD의 여행수다라는 라디오 방송의 산티아고편을 듣고 나니 심지가 더욱 굳어졌다.  지맥팀 형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휴가는 산티아고를 가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그들도 함께 하겠다고 했다.


순례길에 대한 오해와 진실

Camino Route - 동서를 가로지르는 진초록 색 길이 프랑스길이다. (출처 : google map에 직접 경로를 그린 French road)


까미노는 가리비의 움푹 페인 주름과 같아서 산티아고까지 가는 길은 무수히 많다그 중에서 대표적인 길이 프랑스 길인데, 일반적으로 종주 코스라 함은 프랑스와 스페인의 국경 마을인 생장피에드포트(Saint-Jean-Pied-de-Port, 이후 생장으로 단축해서 표현하겠음)에서 출발하여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까지 걸어서 가는 길이 대표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까미노 길에 대해서 대단히 멋진 수식어를 동원하여 찬사를 보내지만, 막상 그 길을 걸어보면 제주도 둘레길의 느낌 보다는 국토종주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거짓말을 조금 보태어 40~50%에 가까운 아스팔트와 시멘트 길을 걸어야 하며, 침대의 빈대에 물려 약도 발라야 한다.  17km 이상을 쉴 곳도 없이 뙤약볕이 내리쬐는 길을 지나야 할 때도 있고, 비바람을 맞으며 걸어가야 할 때도 있다.  

이는 수많은 사람들이 종주길을 포기하고 되돌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따라서 까미노를 가진 목적이 분명해야지만, 실망하고 도중에 포기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물론 까미노는 더할 나위 없이 멋진 길이다그렇지만 30일이 넘는 일정 동안에 히말라야처럼 순간순간 멋진 풍경으로 가득하다고는 볼 수 없다.  

숲길, 보리밭, 포도밭, 마을처음에는 깜짝 놀랄 정도의 멋진 충격으로 다가왔으나, 계속 똑같은 풍경만을 바라보게 된다면 지루할 수도 있다하루 종일 보리밭을 지난다거나, 하루 종일 포도밭을 지나게 된다면 멋진 광경이 무감각해지고 지루해지는데 이 지루함을 이겨내야만 까미노를 종주할 수 있다까미노의 멋진 광경만을 생각하고 선택했다면 당신은 부르고스를 도착하기도 전에 중도 포기하거나, 버스를 타고 까미노를 훑게 되는 여행객이 될 것이다따라서 까미노는 그 길을 가는 목적이 분명해야만 하며, 그 목적과 까미노의 성격이 맞지 않을 때는 까미노의 여정이 힘들어 질 것이며, 중도 포기할 확률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순례길 준비하기

1. 비행기표 준비하기

일반적으로 당신이 프랑스길을 생장부터 시작하려고 한다면 파리로 가는 항공편이 가장 적합하다바르셀로나나 마드리드로 들어가 생장으로 가려 한다면 요금이 비싸고, 시간적인 소모도 엄청나기 때문이다, 팜플로냐에서부터 시작한다면 바르셀로나 또는 마드리드로 가는 비행기편을 사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가장 싼 항공사는 EVA항공으로 여름 성수기가 아니라면 Paris in, Paris out으로 70만원 이하의 요금으로 다녀올 수 있다, 파리로 들어가서 까미노를 걷고 여행을 하다가 대도시로 간 후 저가항공편을 구입하여 파리로 돌아간 후 파리에서 아웃하는 것이 비용 측면에서 훨씬 효율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필자의 경우는 포르투에서 파리로 갈 때 약 8만원의 요금을 내고 파리로 돌아왔기 때문에, EVA항공 요금의 67만원을 합산하면 약 75만원이 들었고, Paris in /Paris out의 다른 항공사 요금은 90만원대의 요금을 내야 했으므로 비용 측면에서는 에바항공을 권장하고 싶다, 경유항공을 타게 되면 이틀씩 시간을 허비하게 되므로 휴가일정이 촉박한 사람은 직항을 타길 권한다항공권은 목//토 출발이 비싸며, /월 요금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니 참고해두자.


2. 일정 짜기

일정은 자신의 체력과 시간을 고려하여 짜는 것이 중요하다일반적으로 하루에 걷는 거리는 20~30km이지만, 발이 아프거나 몸이 아플 수 있으므로 일정은 넉넉히 짜는 것이 좋다필자는 국내에서 장거리 산행을 많이 경험했으므로 고급자 기준으로 생장에서 피스테라까지 29일로 일정을 짰으며, 넉넉히 총 40(2019.06.03~07.12)의 일정으로 비행기 티켓을 예약하였다순례길을 모두 걸은 후의 일정은 그 때 가서 결정하기로 했다일반적으로 진행하는 34일간의 Camino Pilgrim은 다음과 같다.


일차

시작지점

종료지점

이동거리

비고

1

생장피에드포트(Saint-Jean-Pied-de-Port)

론세스바예스(Roncesvalles)

25.6km

난이도 상

2

론세스바예스(Roncesvalles)

수비리(Zubiri)

21.5km

 

3

수비리(Zubiri)

팜플로나(Pamplona)

20.3km

팜플로나 6 1주 토요일 ~ 2주 일요일 Bull Running Festival

Casa Paderborn 숙소는 샤워실 문이 없어 나체를 다 본다고 함

4

팜플로나(Pamplona)

푸엔떼 라 레이나(Puente la Reina)

24.0km

 

5

푸엔떼 라 레이나(Puente la Reina)

에스테야(Estella)

21.9km

 

6

에스테야(Estella)

로스 아르코스(Los Arcos)

21.2km

이라체 수도원 무료 포도주

7

로스 아르코스(Los Arcos)

로그로뇨(Logrono)

27.8km

로그로뇨 9 3주 토요일 ~ 4주 토요일 Grape Harvest Festival, 6 11일 내외 독립 Festival

8

로그로뇨(Logrono)

아소프라(Azofra)

35.3km

아소프라 Albergue Municipal de Azofra 2인실 1층침대 시설 최고

9

아소프라(Azofra)

그라뇽(Granon)

22.2km

그라뇽 Albergue Parroquial San Juan Bautista Granon은 순례자가 뽑은 Best Albergue

성당 뒷편 작은 문으로 진입

10

그라뇽(Granon)

토산토스(Tosantos)

20.5km

토산토스 Albergue Parroquial de Tosantos 유명(시설 나쁘지만 순례자들에게 인기있음)

11

토산토스(Tosantos)

산 후안 데 오르테가(San Juan de Ortega)

19.0km

산 후안 데 오르테가 성당 유명함(순례길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

12

산 후안 데 오르테가(San Juan de Ortega)

부르고스(Burgos)

26.7km

부르고스 7 2 ~ 3주경 국제 뮤직 페스티벌

13

부르고스(Burgos)

-

0.00km

부르고스 대성당, 부르고스 박물관,  Cartuja de Miraflores(고딕양식 수도원)

14

부르고스(Burgos)

산볼(San Bol)

26.2km

산볼 - 가장 아름다운 마을, wifi, 세탁기 없음

15

부르고스(Burgos)

보아디야 델 까미노(Boadilla del Camino)

33.4km

 

16

보아디야 델 까미노(Boadilla del Camino)

까리온 데 로스 꼰데스(Carrion de los Condes)

24.6km

 

17

까리온 데 로스 꼰데스(Carrion de los Condes)

떼라디요스 데 로스 뗌쁠라리오스(Terradillos de los Templarios)

26.6km

 

18

떼라디요스 데 로스 뗌쁠라리오스(Terradillos de los Templarios)

엘 부르고 라네로(El Burgo Ranero)

30.6km

 

19

엘 부르고 라네로(El Burgo Ranero)

레온(Leon)

37.3km

 

20

레온(Leon)

오스피탈 데 오르비고(Hospital de Orbigo)

33.3km

오스피탈 데 오르비고 다리 경관이 멋지므로 다리를 건너자 마자 레스토랑겸 바의 테라스에 앉아 경관을 감상할 것을 추천

21

오스피탈 데 오르비고(Hospital de Orbigo)

라바날 델 까미노(Rabanal del Camino)

36.4km

 

22

라바날 델 까미노(Rabanal del Camino)

폰페라다(Ponferrada)

32.9km

 

23

폰페라다(Ponferrada)

트라바델로(Trabadelo)

33.8km

 

24

트라바델로(Trabadelo)

오 세브레이로(O Cebreiro)

18.7km

오 세브레이로 갈라시아 수프가 유명(된장국 비슷한데, 콩이 많이 들어가 구수함)

25

오 세브레이로(O Cebreiro)

사모스(Samos)

30.9km

 

26

사모스(Samos)

포르또마린(Portomarin)

27.7km

 

27

포르또마린(Portomarin)

카사노바(Casanova)

30.7km

 

28

카사노바(Casanova)

멜리데(Melide)

19.8km

멜리데 - 뿔뽀(문어 삶은 후 올리브유를 찍어먹는 음식)식당 유명

29

멜리데(Melide)

오 페드로우소(O Pedrouso)

33.2km

오 페데로우소 - 철판구이

30

오 페드로우소(O Pedrouso)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

20.0km

산티아고 대성당 - 금요일 오전 11시 순례자 예배. 따라서 산티아고에는 목요일 도착 권장

31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

네그레이라(Negreira)

21.0km

 

32

네그레이라(Negreira)

올베이로아(Olveiroa)

33.4km

 

33

올베이로아(Olveiroa)

피스테라(Fisterra)

35.2km

 

34

피스테라(Fisterra)

무씨아(Muxia)

33.6km

 


이 중에서 여행 일정을 꼭 빼야 한다면 첫 번째 빼야 할 일정은 34일차 피스테라에서 무씨아로 가는 길이라고 볼 수 있다.  우선 피스테라에서 무씨아 가는 길은 해안가를 길을 거의 거치지 않아 특별하게 볼 것이 많지 않다.  또한 무씨아 바다 끝은 피스테라에 비해 경관이 썩 멋지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일정을 줄이고 싶다면 34일차를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  

두 번째 일정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13일차와 14일차를 통합하는 방법이다.  , 부르고스에서 쉬지 않는 방법이다.  그렇지만 두번째 방법은 대성당과 박물관 관광을 놓칠 수 있다.  32일보다 일정을 더 줄여야 한다면 팜플로냐, 부르고스, 레온 등에서 출발하는 방법이 있다.  종교시설 Albergue에서는 여행자 여권을 발급해 준다고 했으나, 실제 발급을 해 주는지는 잘 모르겠다.  

더 일정을 줄이고자 한다면 산티아고로부터 약 100km 지점의 사리아에서 시작하는 방법이 있으나, 필자는 별로 추천해주고 싶지 않다.  날씨도 습하고 비가 많이 오거니와 소똥이 많아 걷는 길이 썩 쾌적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다른 방법으로 일정을 줄이고자 한다면 하루 3만보씩 걸어 체력을 기른 후 하루 30km 넘게 걷는 방법밖에 없다.



3. 짐 꾸리기

짐 꾸리기는 지나치게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많은 순례자들이 짐꾸리기에 실패하여 낭패를 본 경우를 봤다.  필자도 짐꾸리기에 실패하여 순례길을 걷는 동안 내내 고생을 했다.  일단, 남자는 40L, 여자는 30L대 베낭을 꾸려야 한다.  이보다 큰 베낭으로 짐을 꾸리게 된다면 발바닥 물집으로 인해 고생을 할 수도 있다.   순례길 짐을 챙길 때, 가장 필요한 것부터 넣고 더 이상 짐을 쌀 수 없을 때 남는 것들은 과감하게 빼야 한다.  본인이 가져간 짐에 대해서 필요성을 표기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6 3~7 12일 기준, 온도 최저 11~최대 32)


카테고리

항목

중요도

필요성

비고

의류/숙박

침낭

O

Goose down 기준 250~350g 적당, 날씨가 덥기 때문에 Duck down도 무방

패딩

 

필요 없음

쪼끼

 

1번 사용

내피 점퍼(Windstopper)

 

2번 사용

바람막이자켓

O

쪼끼와 내피점퍼를 빼고 바람막이 여름자켓 하나만 있으면 됨. 자주 필요하지는 않음

바지/티셔츠/양말/팬티

O

3개씩 준비하는 것이 적당

긴팔2, 반팔1(긴바지2, 반바지1) 적당

빨래 후 잘 마르는 것으로 준비

반팔(반바지) 경우 태닝 주의 필요

장갑/모자

O

창이 넓거나, 야구모자에 얼굴과 목을 천으로 가릴 수 있는 모자 추천한다.  장갑의 경우 여름철은 반장갑이 좋다.  Ziner 제품은 손바닥에 쿠션이 있으므로 스틱을 잡을 때 그립감이 좋고 안정적이다.

우비

O

피레내 산맥을 넘을 때, 갈라시아 지방에 비 자주 내림

여름용 버프

O

모자 자체가 얼굴과 목을 가릴 수 있는 천이 있다면 버프는 필요 없으며, 가릴 수 없는 경우 버프 필요함

손수건/수건

O

여름엔 잘 마르기 때문에 여러벌 가져갈 필요가 없다. 1장씩 준비하기

등산화/샌들

O

 

장비

바늘/

O

발의 물집을 제거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바늘과 실로 물집을 제거하는 방법은 인터넷에서 검색

스틱

O

너덜 내리막에 안전을 위해 필요. 반드시 한쌍으로 가져가야 함

헤드랜턴

O

이른 새벽 일정을 떠날 사람 필요.  자다가 화장실 갈 때 필요하나, 핸드폰 랜턴 기능 사용해도 무방함

카메라/스마트폰 충전기/충전식 배터리

O

 

카메라

O

무게가 걱정되는 분은 스마트폰 사용 권장

매트리스

X

가끔 가져오는 사람을 보는데 절대 가져오지 마시길

빨래줄/빨래집게

한두 번 유용하게 쓸 경우 있음

썬글라스

O

 

음식

양념(고추장/간장 등)

X

요리하지 않을 생각이면 절대 가져가지 말고 현지 음식에 적응하길 바람

김치/명란젓 등

X

현지 음식에 적응하길 바람

기타

프랭클린 다이어리

X

스마트폰의 메모기능을 사용하고, 절대 가져오지 않길 권장

서적

X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읽지 않을 가능성 높음. 너무 무거워 책을 던져버리고 싶었음

O

 

여권사본 2, 사진

O

여권 도난을 대비하여 여권 사본을 여권과 상관없는 곳에 수납한다.

여권/항공권

O

 

매트리스

X

야외 숙박을 할 것이 아니면 절대 가져오지 마세요.

구급약품/약품백

X

약국을 하루에도 몇 번을 지나친다.  그때그때 현지에서 구입하는 것이 현명함

썬크림

O

 

/수통/락앤락

X

현지에서 산 생수통 재사용 가능. 컵은 절대 가져오지 마시길

락앤락도 음식을 패킹해서 중간중간에 먹을 때 편할 수는 있지만, 가급적 가져오지 말 것을 권장

세면도구

O

가장 가볍게 준비할 것

휴지/물티슈

O

현지도 저렴하니, 그때그때 준비할 것

현금

O

 


여기서 제가 가장 실패한 준비물은 등산화인데, 캠프라인 계열 경등산화를 가져간 것이다.  국내 산들은 바위가 많기 때문에 대체로 바위 접지력을 높이기 위해 딱딱한 재질의 밑창으로 구성되어 있다.  순례길은 국내 생산된 밑창인 등산화보다 Vibram 밑창을 가진 등산화를 구입하길 바란다.  순례길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다른 고민은 중등산화를 신을 것인지, 트래킹화를 신을 것인지에 대한 의사결정인데, 필자는 다음과 같이 준비하길 바란다.  

산행경험이 많아 너덜길에 익숙한 분은 트래킹화를 신을 것을 권하고, 산행 경험이 많지 않아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순례길을 다니고 싶은 분에게는 중등산화를 신을 것을 권한다.  PD의 여행수다 방송을 듣게 되면 너덜길이 2번 나온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는데 좀 과장된 경향이 있다.  물론 순례길에서 안전하게 종주하는 것은 지나치게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으나, 영남알프스 영축산에서 통도사 내려오는 길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순례길에서 만나는 너덜은 꽃길에 레드카페트를 깐 것과 다름없다.

두 번째 고려해야 할 준비물은 카메라인데, 카메라는 계륵 같은 존재로 있으면 좋지만 너무 무겁기 때문에 순례길 내내 골치 아픈 존재이기도 하다.  카메라의 기능이 좋은 것들은 무겁지만, 좋은 품질의 사진을 많이 건질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사진기를 가져갈지 심사숙고 해야 한다.  나의 체력이 어떤지를 객관적으로 고려하고 체력에 체력에 맞게 준비하길 권장한다.  참고로 필자는 5D Mark III, 렌즈 24-105mm, 16-35mm를 가져가서 엄청나게 고생을 했다.

세 번째 중요한 물품은 모자인데, 가급적이면 아래와 같은 사진의 형태인 모자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스페인 태양은 상상 외로 강렬해서, 노출된 채로 하루 동안 순례길을 걷게 되면 시커멓게 타는 것은 물론이요. 물집이 잡힐 수도 있다.


얼굴과 목을 모두 가릴 수 있는 모자를 착용해야 태양으로 인해 시커멓게 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이미지 오른쪽 저자가 착용한 모자가 얼굴과 목을 모두 가릴 수 있는 모자이다.


의류는 가급적 잘 마르는 옷을 가져가는 것이 좋다.  금번 순례길에 룬닥스 마케팬츠를 가져갔는데, 빨리 마르지 않고 옷이 무거워 별 재미를 못 봤다.  무조건 가볍고 잘 마르는 옷이 장땡임을 명심하자.

프랑스 길은 짐을 이동해 주는 택배 서비스가 잘 되어 있다.  이동중 발에 물집이 많을 경우, 무리하지 말아야 하므로 택배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대체로 5유로 정도면 가능한데 두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첫 번째는 알베르게에 일하는 분에게 택배회사에 무조건 전화를 해야 하는지 아니면 택배원이 전화를 하지 않아도 짐을 가지러 오는 지 물어봐야 한다.  두 번째는 25km 이상 배달하지 않는 택배사가 있으니, 택배 Tag를 반드시 읽어봐야 한다.  론세스바예스부터 레온까지는 한 택배회사만 짐 옮기기 서비스를 해 주는데 25km 이상은 택배를 해 주지 않으므로 하루 일정을 25km 미만으로 정해야 한다.


4. 비용

유럽여행에 순례길 만큼 싼 여행지는 없다.  음식은 직접 요리하는 것이 가장 비용을 절약하는 방법이지만 필자는 40일 여행에 285만원 정도가 들었다.  285만원은 다음과 같은 내역이 포함되어 있다.


카테고리

내역

상세 내역

교통

항공권

Paris in Paris out( 67만원-EVA항공)

Porto to Paris( 8만원)

전철

포르투, 리스본 전철, 대만 타이페이 시내관광

공항버스

드골공항 ↔ 몽파르나스 편도 1, 왕복 1(왕복시에는 왕복권이 저렴함)

기차

포르투 ↔ 리스본 왕복, 파리 ↔ 생장 편도

숙박/식사

알베르게

5~15유로

호텔/

호텔은 주로 booking.com사용, 집은 airbnb를 사용

부르고스/레온/산티아고/기타 포르투갈 등지에서 사용

세탁

세탁비 3~3.5 유로, 드라이 3~3.5 유로(3명의 빨래를 한꺼번에 넣었으므로 1인당 약 2유로)

식사

순례자 정식 : 8~12유로(시작코스, 본메뉴, 디저트 포도주 전체 포함)
아침/점심 : 3~5유로 내외. 저녁시간 외에는 레스토랑이 대체로 문을 열지 않기 때문에 바에서 빵, 또르띠아 등으로 식사해야 하므로 DIA라는 슈퍼마켓을 보게 된다면 무조건 들어가서 원하는 음식을 사는 것을 권함

와인 맥주 등

하루 걷는 동안 2번 정도 들러 맥주, 와인, 체리주, 콜라, 커피 등을 먹게 되는데 약 3~4 유로 정도 소비

기타

BUG KILL, 물집에 쓰는 실리콘 재질의 반창고( 50유로/3=17유로)

관광

포르투/리스본 관광 입장료 등


5. 참고자료

 스마트폰에서 팥빵을 다운로드 받은 다음, “PD의 여행수다를 검색한다.  리스트업된 여러 개의 음성파일 리스트 중 스페인 산티아고 편을 1부부터 8부까지 듣게 되면 전체 프랑스길의 개괄적인 내용을 알 수 있음.  90%는 사실이며, 10%는 과장된 표현이 있다고 생각됨

 네이버 카페 까미노 친구 연합(https://cafe.naver.com/camino2santiago)은 까미노를 다녀온 사람과 까미노를 가고자 하는 준비하는 사람이 정보를 공유하는 곳으로, 거의 실시간에 가깝게 질문에 대한 답글이 작성됨

● Camino Pilgrim :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프랑스길을 갈 때 정말 유용한 어플리케이션임추천되는 itinerary가 기본적으로 제공되며, 나의 일정표를 별도로 짤 수 있다게다가 숙박정보를 볼 수 있고, google 기반 순례길 루트가 제공되어 이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할 경우 길을 잃을 일이 없다까미노 길 위에서 GPS 기반으로 나의 위치를 찾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한 후, 아래와 같이 나의 위치에 속해 있는 구간을 클릭한다.


2) 나의 위치에 가장 가까운 도시를 클릭한다.


3) 나의 위치에 가장 가까운 알베르게를 클릭한다


4) 지도상에 파란 색이 나의 위치하며 붉은 선을 벗어나면 길을 벗어난 것이고, 붉은 색 선에 위치하면 현재 순례길을 정상적으로 걷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1. SK주식회사에서 주기적으로 진행하는 이벤트로 고객사에 파견되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직원들의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하여 각종 상담을 해 주는 행사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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