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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색 있는 커피를 만나는 것은 여러 도시를 다니면서 제가 느끼는 즐거움 중의 하나입니다.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말로만 듣던 ‘Irish Coffee’를 한 모금 넘겨 본 것은 잊지 못할 기억입니다.
아쉽게도 술에 약해 한 모금 더 마시지는 못했습니다.
시애틀에 있는 스타벅스 1호점에서 마신 라떼는 라떼 이상이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색다른 커피를 이곳 저곳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실리콘밸리 투자가들에게도 인정 받은 Philz Coffee가 떠오릅니다.
저는 하늘색을 좋아합니다. Twitter 본사 건물을 지나가는데 하늘색과 흰색의 표지판이 눈에 띄었습니다. 자연스레 들어간 곳은 Blue Bottle Coffee (https://bluebottlecoffee.com/) 였습니다.
직원들이 매우 친절했습니다. 유쾌하게 저를 맞아 주었고, 기꺼이 사진도 함께 찍어 주었습니다.
Twitter의 CEO인 Jack Dorsey도 이 곳 Market Square점 (https://bluebottlecoffee.com/cafes/market-square) 에서 하루를 시작할 때가 종종 있다고 합니다. 그는 Blue Bottle Coffee에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독특한 점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커피를 주문할 때 사이즈를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Blue Bottle Coffee에서는 하나의 사이즈로만 커피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유는 뒤에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메뉴는 Espresso와 Drip으로 나뉘어 있으며, 간결합니다. 하나의 사이즈에 집중하는 것처럼, 커피의 종류도 기본에 충실합니다. Nuts, Strawberry 등의 ‘Special flavor’를 첨가한 음료는 없습니다.
클라리넷 연주의 디테일을 커피로
Blue Bottle Coffee의 창업자 James Freeman은 클라리넷 연주자였습니다. 어느 날, 그는 연주에 대한 열정이 점차 식어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무엇에 도전해 볼까 생각하다가, 평소에 많은 관심을 두었던 커피로 영역을 바꿔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음악회를 위해 비행기를 탈 때도 원두와 Grinder, French press를 들고 갔을 만큼 커피에 대한 사랑은 관심 이상이었습니다.
James Freeman은 Farmers Market에서 직접 준비한 원두를 분쇄하고 내려 판매했습니다. 주문을 받고서야 원두의 무게를 측정하고, 원두를 갈아 커피를 내렸습니다. 그 만큼 한 잔의 커피를 만드는 데 시간이 훨씬 더 걸렸습니다. 마케팅이 아닌 오직 커피의 맛과 향만으로 실력이 결정되는 곳이었기에 James Freeman은 그 곳에서의 추억을 특별하게 생각합니다. 이후에 James Freeman은 Blue Bottle Coffee 1호점을 Hayes Valley에 열었습니다. (https://bluebottlecoffee.com/cafes/kiosk)
Specialty Coffee
판매량보다 품질을 앞세우는 그의 철학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James Freeman은 사업 초창기부터 현재까지 48시간 내에 로스팅 한 원두만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Brewing 1을 할 때 무게와 시간을 측정합니다. Espresso도 무게를 측정합니다.
앞서 말씀 드렸던 것처럼 커피의 맛을 위해 사이즈도 12온스로 통일했습니다. 사이즈가 달라지면 커피의 양과 물의 양도 맞춰야 합니다. 커피의 맛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가 그 만큼 늘어나는 것이므로, Blue Bottle Coffee는 과감하게 사이즈를 하나로 정했습니다.
진정한 커피의 맛과 향을 담겠다는 James Freeman의 비전은 Starbucks를 비롯한 대형 커피 체인과는 다른 가치로 ‘Specialty coffee’ 시장을 열고 있습니다. 스타벅스도 그 흐름을 간파해 ‘Starbucks Reserve Cafe’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가 주목하는 커피
Blue Bottle Coffee는 Google Ventures, True Ventures, Morgan Stanley 등으로부터 1억 2천만 달러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이윤에 앞서 품질을 생각하고, 간결한 제품 라인업과 끊임 없는 제품과 서비스 혁신이 투자를 부르는 동인이 되었을 것입니다.
Implications
많은 직장인들에게 ‘Second Job’은 중요한 화두입니다. 평소에 관심을 두었던 커피를 ‘Second Life’의 중심에 둔 James Freeman의 선택이 그래서 더 크게 다가옵니다. 클라리넷과 커피의 공통점이 있을까요? 한 가지를 꼽으라면 ‘디테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호흡과 운지의 디테일이 클라리넷에 연주에 중요한 것처럼, 로스팅 시간과 온도, 원두 등의 디테일이 커피 제조에 중요합니다. 디테일에 강한 James Freeman의 성향이 클라리넷에 이어 커피 산업에서도 성공을 이끄는 요인 중 하나인 듯 합니다.
- ‘The Story of Blue Bottle Perfectly Ground’, Blue Bottle Coffee (https://bluebottlecoffee.com/frequency/blue-bottle-coffee-perfectly-ground)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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