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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제2의 도시 마르세유
마르세유를 여행 일정에 넣은 이유는 딱 하나, 8강전 경기 관람 때문이었습니다. 더불어, 그 좋다는 남부 프랑스를 둘러보기 위한 베이스캠프였죠. 햇살이 한창인 2시의 마르세유는 파리에 비해 매우 뜨거웠습니다. 마르세유는 부산처럼 프랑스 제2의 도시이자, 기원전 600년 전부터 시작된 지중해 최고(最古)의 항구도시입니다. 오랜 역사만큼 유적지와 박물관이 많고 이국적인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고풍스러운 Saint Charles 역 (좌), 초등학교 벽에 걸린 프랑스 국가이념 (우)
치안이 안 좋다는 소문 때문인지 거리를 거니는 사람들이 무섭게 보이기도 했습니다. 에어비앤비 숙소로 몸을 피한(?) 후 집주인과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마르세유 시가지와 항구 전경
마르세유는 꽤나 큰 도시 입니다. 공항과 역, 항구가 있는 구 시가지(북부)와 현대식 아파트, 해변, 까랑끄 국립공원이 있는 신 시가지(남부)로 나눌 수 있는데 우선은 구 시가지를 천천히 돌아봤습니다. 항구로 가니 여행 프로그램에서 한번쯤 보았을 랜드마크, 관람차가 있었습니다. 어린 아이들도 타길래 7유로를 내고 타보았는데 솔직히 좀 무서웠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전경은 꽤나 황홀했네요.
마르세유의 길거리
항구주변으로 즐비한 레스토랑에는 관광객들로 가득했으나 정작 프랑스와 아일랜드의 16강전을 보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습니다. 자국 개최 대회에 자기 나라가 경기를 하는데 이렇게 고요할 수 있는지. 조용히 아일랜드를 응원하며 기적의 승리를 기대했는데 역시나 지고 말았네요. 숙소로 돌아와 잠깐 눕는다는 것이 15시간 꿀잠으로 이어졌습니다. 잊고 있던 여독이 뒤늦게 발현한 3일차였습니다!
Nice is nice!
스포츠매장에서 만난 프랑스의 에이스 Antoine Grizman 인형, 참 안 닮았네
아주 개운한 컨디션으로 숙소를 떠나 니스로 갈 렌터카를 받으러 나섰습니다. 오랜만에 수동 운전이었지만 탁월한 적응력이 빛을 발하네요. 수동과 자동의 가격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절약도 하고 올바른 선택이었죠.
니스의 청명한 하늘, 이래서 유럽에 오나 봅니다
니스까지는 A8번 고속도로로 쭉 이어져 있고 차가 거의 없어서 운전하기 편했습니다. 150 km 속도로 2시간 여를 순식간에 이동했습니다. 니스의 첫인상은 럭셔리, 그리고 휴식 그 자체였습니다. 깨끗하고 정돈된 느낌의 거리, 수 많은 요트에서 느껴지는 풍족함과 에머랄드 빛 지중해. 괜히 유럽 최고 휴양지로 꼽히는 것이 아닌가 봅니다. 비록 끔찍한 테러로 80여명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지만 저에겐 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곳으로 남아있습니다.
EURO2016 기념샷!
니스에 도착한 6월27일 월요일에는 니스 경기장에 잉글랜드와 아이슬란드의 16강전이 있었습니다. 경기장에 가서 암표라도 사볼까 했는데 100만원이라는 소문에 마음을 접고 근처 펍과 ‘FANZONE’에서 경기를 봤습니다. 유로2016 기간 동안 프랑스 도시마다 거리응원 지정장소인 FANZONE이 설치되어 있고 누구나 무료 입장이 가능합니다. 다만 안에서 파는 맥주는 500cc에 7.5유로로 조금 비싼 편이네요~
니스에서의 길거리 응원체험!!
웨일즈 만큼이나 돌풍을 일으키고 있던 아이슬란드는 잉글랜드를 2대1로 누르고 사상 최초 출전에 이어 8강 진출이라는 역사를 썼습니다. 인구 33만명의 소국이 축구종주국을 꺾는 순간은 굉장히 짜릿했습니다. 그날 밤 니스의 밤거리는 아이슬란드 응원단이 외치는 승리의 노래로 아침까지 시끄러웠죠.
니스에 취하기
니스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이 곳에 대한 정보나 감상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냥 바닷가 휴양지 정도로만 알고 있었고 아무런 계획도 없었습니다. 무념무상 무계획은 니스를 즐기는 데에 큰 도움이 됐지요. 분당구 보다 작은 도시라 차를 몰고 여기저기 발 닿는 대로 다녔습니다. 아무것도 안 해서 좋은 곳, 아무 것도 안 해야 더 좋은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니스전망대 Chateau de Nice 에서 내려다 보이는 항구와 해변, 직접 가서 봐야 합니다
트램 길을 중심으로 번화한 마세나 광장(좌), 니스에서 꼭 먹어봐야 할 굴과 해산물 요리 (우)
니스에는 해변에서 일광욕하는 사람과 해변가를 뛰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저도 한번 뛰어봅니다
니스 근교, 모나코와 에즈빌리지
파스텔 톤의 단아함이 돋보이는 모나코성과 근위병
모나코 항구에 늘어선 보트와 요트, 잘 살아 보입니다
니스 주변에는 차로 20~30분 거리에 모나코와 칸, 망통, 에즈 등의 유명 관광지가 있습니다. 버스를 이용해도 되지만 교통 파업이 한창이라 렌트한 차로 모나코와 에즈 빌리지만 다녀왔습니다. 당일치기로 다 돌고 니스로 돌아올 수 있는 심플한 코스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평으로, 모나코는 굳이 안가도 되지 않았나 싶네요. 이렇다 할 특색이 없어서 기억 나는 게 별로 없습니다. 에즈 빌리지는 오목조목한 중세 풍의 골목길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진 찍기 좋았어요.
철학자 니체가 사랑했다는 중세 성벽 도시 에즈 빌리지 (Eze village)
다음편에서 계속...
글/사진 : 현장경영1팀 김현민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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