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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백록담 정상에서 단체 사진 ⓒSK주식회사

 

   덕유산은 한라산으로 산행지가 바뀌고

3일간의 고된 백두대간 덕유산 구간 일정이 하루치의 한라산으로 바뀌게 되었다.  전문 산악인 없이 3일간의 고된 일정을 사고 없이 마무리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과 하늘꿈학교 탈북 청소년들에게 제주도를 여행시켜 주려는 회사측의 배려에서부터 시작된 산행지의 변경이었으리라.  백두대간[각주:1] 원정대라는 단어와 한라산은 전혀 어울리지 않은 단어라, 마뜩하진 않았지만, 회사측의 결정이라 그에 따르기로 하였고, 새벽 4시에 일어나 짐을 꾸려 버스를 타고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에 도착하니 5 30. 40분 일찍 도착했다.  이후 일행들이 하나 둘씩 도착하고, 제주도 편으로 날아갔다.

오늘 한라산 산행의 미션은 멘토(SK 주식회사 직원)와 멘티(탈북청소년) 1:1로 짝을 이루어 함께 산행하는 것으로, 좋은 위치에서 함께 사진을 3장씩 찍어오는 것이었다.  나의 멘티는 이전 삼각산 산행을 함께한 이었다.  우리는 팀명을 완주로 하기로 했다.  오늘의 목표인 한라산 정상을 너머 하산지점까지 힘들더라도 그 목표를 이룰 것을 함께 다짐하였다.

 

   한라산 산행

성판악에 9시에 도착, 필요한 물을 구입하고 산행길에 오른다.  우리는 4시간 안에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점심식사를 마쳐야 백록담을 오를 수 있다.  완주팀은 4시간 안에 사라오름을 다녀와 진달래밭까지 가는 도전을 선택했다.  사라악 대피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지만, “선두팀과 백두팀은 그대로 사라오름 갈림길로 내닫는다.  완주팀과 엔젤팀은 흠뻑 젖은 땀을 대신하여 물을 체내로 흡수한다.  나는 에게 왜 팀명을 엔젤로 했냐며 물었다.  그녀는 특별한 이유 없이 엔젤이란 단어를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우린 스마트폰에서 Robbie Williams Angels 를 틀었다.  Robbie Williams Angels는 마치 의 한국에서의 상황과 흡사하다.  Robbie Angels는 떠나간 특정인이 다시 돌아와 그를 보살펴 주는 특정인에 대한 은유이다.  마치 의 부모님을 포함한 가족이 멀리 있어 볼 수는 없지만, 그들이 함께 가족을 이루고 보살핌을 받고 싶어하는 의 잠재의식을 표현하는 듯 했다.


When I’m felling weak (내 맘이 약해지고)

And my pain walks down a one way street (고통이 계속 지속될 때)

I look above (하늘을 봅니다)

And I know I’ll always be blessed with love (그리고난 언제나 사랑으로 축복받고 있음을 알아요)

- Robbie Williams 'Angels'의 가사 중


은 힘들고 지치고 상처받을 때마다 하늘을 보며 부모님을 생각할 것이다.  현재 소통할 수 없는 부모님을 대신하여 엔젤이란 나름의 수호천사를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산행을 하다 보니, 시나브로 사라오름 갈림길에 도착하였다.  우리 완주팀은 지체 없이 왕복 40분이 소요되는 사라오름으로 향했다. 

우리 팀은 사라오름에 올라 얼려놓은 황도를 먹기로 했다.  이에 엔젤팀도 뒤질세라 완주팀을 따라 사라오름으로 향했다.  가파른 오르막을 5분정도 오르니 사라오름의 늪지대가 나타났다.  뻥 뚫린 시야에 모두들 감탄했다.  우리는 사라오름 전망대로 이동하여 멋진 광경을 바라보았다.  비록 구름으로 인해 바다는 보이지 않았지만 제주의 푸르름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었다.


“여기가 성판악 매표소에서 1.1km 지점입니다" - 차세대 Best Presenter인 민 ⓒSK주식회사


사라악 대피소 가는길에 “엔젤”팀 이행현 과장님과 옥 ⓒSK주식회사


사라오름 늪길에서 “엔젤”팀과 “완주”팀이 하나되어 ⓒSK주식회사


사라오름 정상에서 한라산 정상을 배경으로 ⓒSK주식회사


진달래밭 대피소는 12 30분 이전에 도착해야만 했다.  그래야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식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간단히 사진을 찍고 아쉽지만 사라오름 갈림길로 되돌아갔다.  시계를 보니 20분만에 사라오름을 다녀온 것이다.  다시 진달래밭 대피소를 향하여 뚜벅뚜벅 걷기 시작했다.  은 무거운 카메라를 대신 들어주겠노라고 했다.  민이 기특하기 그지 없었다.  특별히 무겁지는 않았지만, 카메라를 넘겨 주었다.  뚜벅뚜벅 진달래밭 대피소를 걷고 있는데 엔젤팀의 이행현 과장님이 옆으로 왔다.


황도 어떻게 됐어요?” 우리 옥이가 황도가 먹고 싶어서 사라오름을 따라왔는데..”

? 황도 아직 있는데, 사라오름에서 먹는다는걸 깜빡 했네요. 하하


우린 가던 길에 주저 앉아 살얼음이 덮인 황도를 꺼냈다.  이행현 과장님이 포크를 꺼내어 황도 하나씩 꼽아 이 입 저 입에 물려주었다.  옥은 소원풀이를 했다.  산에서 나누어 먹는 살얼음 황도의 참맛을 먹지 않은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엔젤팀과 완주팀은 엔젤완주팀이 되어 성판악부터 진달래밭 대피소까지 하나가 되어 걷는다.  드디어 진달래밭 대피소에 정확히 12시 도착. 사라오름을 거쳐 진달래밭 대피소까지 3시간만에 도착하였다.  대피소에서 컵라면을 사서 배급받은 도시락과 함께 먹는다.  후루룩소리와 함께 면발이 목구멍 속으로 진공청소기 돌리듯 빨려 들어간다.  서로의 얼굴을 바라볼 때마다 웃음꽃이 핀다.

다시 길을 재촉하여 백록담 정상으로 향한다.  지대가 높아지자 구상나무 군락이 눈에 보인다.  아열대 기후부터 혹독한 겨울 바람까지 이겨내는 구상나무는 나뭇가지가 꺾이고 휘어 그 자라온 역경을 역력히 느낄 수 있도록 서 있다.  네귀슨풀, 가쉬엉겅퀴, 곰취꽃, 투구꽃도 지천으로 볼 수 있다.  술패랭이꽃도 보라색 꽃잎을 하늘거린다.  꽃 사진을 찍는 사이 하늘꿈학교 아이들이 암릉 위에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손을 흔든다.  그들이 손짓도 술패랭이꽃과 같이 하늘거리고 있었다.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미역취, 투구꽃, 고사목과 곰취꽃, 그리고 가시엉겅퀴 ⓒSK주식회사


정상에 다가가 산 아래 지나온 길을 바라보며 ⓒSK주식회사


사람도 아름답고, 우리는 팀을 이루어 더욱 아름답고 ⓒSK주식회사


   드디어 정상

가파른 나무계단을 드디어 올라 한라산 정상에 도착.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백록담이 훤히 내다보였다.  한라산을 수없이 와봤지만, 이런 경우는 드물다.  “Happy Together 탈북 청소년과 함께하는 산행을 하늘이 알고 복을 주시는 것이라 생각되었다.  백록담과 더불어 단체사진을 찍고 관음사로 넘어가려고 했는데, 관음사 가는 길의 삼각봉에 산사태가 나서 통제가 되었다.  우리는 할 수 없이 성판악 방향으로 방향을 틀었다. 


드디어 정상 도착, 그 뒤에 백록담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는 완주팀과 한잼팀(한라산을 재밌게 등반하자는 취지의 약어/노승우 대리와 Iron) ⓒSK주식회사


좋지 않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백록담이 훤히 보이고 ⓒSK주식회사


백록담을 배경으로 소선생님과 제자들 ⓒSK주식회사


내려오는 길에 고사목과 하나가 된 민. 삶과 죽음이 어우러져도 아름답다 ⓒSK주식회사


   산행을 마치며

내리막길엔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옥과 민이 사라오름의 멋진 광경을 하도 자랑질을 해대어, 하산길에 하늘꿈학교 소선생님은 다른 아이들을 데리고 사라오름을 올라갔다. 우리는 사라오름 갈림길에서 음악을 들으며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You”가 뒤늦게 내려와 산행길이 너무 길고 지루하다며 투정을 부리고 있었다. 아직은 한참 어린 17살에 그 투정을 받아줄 가족이 없다고 생각하니 안쓰러워 가슴 한 켠이 저려왔다.

소선생님과 아이들이 사라오름에서 바삐 내려오고, 우린 다시 길을 나섰다. 추적추적 내리던 비도 어느덧 그치고 성판악 매표소로 하산을 완료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한다.


아빠와 아들, 형과 동생 같은 훈훈한 모습들 ⓒSK주식회사



p.s.

재미있는 셀카미션. 극강 미모의 여성팀 엔젤팀의 우승으로 끝남

Beautiful Angels. You win!

반칙 미모들 ⓒSK주식회사



 

  1. 백두대간이란, 지리산 천황봉부터 백두산을 잇는 코스로, 대한민국에서는 지리산 정상부터 진부령까지 종주하면 백두대간 종주자라 불리운다. 따라서 제주도 섬에 있는 한라산은 백두대간과는 상관이 없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