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차(남체-팡보체) 약 14km - 6시간 08분

07: 55 남체(3440m) 출발

09:20 켄조마 도착

11:20 풍기텡가(3250m) 도착

13:15 텡보체(3860m) 도착

14:03 팡보체(3930m) 도착

3일차는 고소 훈련 차 남체에서 쿰중, 쿤데마을을 돌아왔다면 이번 4일차는 드디어 4천미터 가까이 올라가는 산행코스입니다.  3일차에 갔던 에베레스트 뷰 호텔을 향해 가파른 오르막을 지나 우측 길로 들어서면 켄조마 마을로 다다릅니다.  오던 길을 되돌아보면 우측으로 콩데 봉우리가 보이고, 좌측으로는 쿠섬 캉카루를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뒤돌아 우리의 여정길에는 세계 3대 미봉 아마다블람(어머니의 보석함이란 뜻)을 바라보며 걸었습니다.  이윽고 커다란 임자강(Imja Khola) 계곡으로 내려가면 풍기텡가라는 마을에 도착하였고, 우리는 한가로이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제가 시킨 치킨피자는 제법 짜긴 했으나, 덜 기름져서 먹을 만 했습니다. 블랙티와 함께 잠시 쉬었다 가파른 오르막을 따라 올랐습니다.  셰르파 못지 않은 폐활량을 가진 송주님과 삼은님은 저 멀리 시야에서 벗어나 버렸고, 저는 100걸음마다 한번씩 쉬며 호흡을 가다듬었습니다.  이윽고 해발 약 500미터를 더 오르니 텡보체 마을에 도착하였습니다. 

풍기텡가로부터 텡보체 마을까지는 처음으로 마주치는 가파른 오르막과 높은 고도로 인해 고산병을 조심해야 하는 구간입니다.  그러나, 오르막에 대한 내면의 고통을 달래주는 자연의 풍광이 있기에 그 고통을 무릅쓰고 많은 트레커들이 도전을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마치 어려운 SI 프로젝트 진행시 상당한 어려움이 따르는 문제 해결에 놓인 프로젝트 팀원의 입장과 그리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런 어려움에 대한 극복을 어떤 동기와 의지로 풀어나가느냐에 대한 차이만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이윽고 텡보체 마을에 다다라 웅장하고 신성한 문을 지나 마을로 들어서니, 축제로 인해서 많은 인파가 모여 있었습니다.  라마교 사원이 텡보체 마을에 중심을 잡고 있었고, 우리는 전망이 좋은 롯지 테라스에 앉아 밀크티를 마시며, 축제와 많은 인파를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한창 축제를 즐기는 중에 루클라 방향에서 헬기가 날아왔고, 고산병 환자와 그 일행들을 태우고 멀리 사라졌습니다.  이제부터는 고산병을 조심해야 할 때라고 다시 한번 인지하고, 짐을 챙겨 팡보체 마을로 길을 재촉했습니다.  한 시간 가까이 완만한 오르막을 따라 이동하니, 팡보체 마을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켄조마 마을로 가다 뒤돌아본 광경, 흰색 봉우리는 꽁데

우측 아마다 블람, 좌측 눕체 배경으로 한 컷

아마다블람, 임자체강, 눕체의 환상적인 조화

히말라야 아이들은 트레커들에게 종종 초콜릿을 달라고 한다. 특히 정이 많은 한국 트레커들에게...

축제중인 텡보체, 많은 트레커들이 축제를 구경하러 몰려있다.

오늘도 어김없이 고산병으로 인해 헬기가 떴다. 헬기가 한번 뜰 경우 33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트래킹 길에 흔하디 흔한 야크

계속해서 넘어야 하는 계곡사이의 다리

가이드 템바

조금만 지나면 팡보체 마을, 우측은 아마 다블람(아름다운 여인의 긴 목 같다)


5일차(팡보체-딩보체) 약 7km - 3시간 45분

08:10 팡보체(3930m) 출발

09:20 조마레 도착

10:35 페리체 고개 앞 삼거리 도착

11:55 딩보체(4410m) 도착


아침에 밥을 먹자마자 다이아막스 한 알을 반으로 쪼개 챙겨 먹고, 조금은 두려운 산행 길을 시작했습니다.  오늘의 최종 목적지 보체는 해발 4400m가 넘는 고지입니다.  마나슬루 다람살라의 최고지를 넘기 위해 전날 숙박했던 마을인 다람살라에서 고산병으로 고생을 했기 때문에, 오늘이 두렵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다행이 산행 코스가 4일차처럼 급하지는 않다고 하니, 조금은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옥빛 임자체 상류를 향해 몇 번의 출렁다리를 건너면 작은 마을 조마레에 도착하였습니다.  간단히 차를 마시고, 계곡길을 오르는 중에 저는 70이 훨씬 넘어보이는 한 외국인 부부를 보게 되었습니다.  두 명의 가이드가 남성 트레커를 부축하고, 여성 트레커는 열심히 스틱을 튕기며 걷고 있었습니다.  저는 노년의 남성 트래커가 시각 장애인이라는 것을 바로 알게 되었습니다.

남성 가이드는 곧 그의 아내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남편 : “Maria, Is Ama Dablam nearby us?”(마리아, 아마다 블람이 우리에게 가까이 있나요?)

와이프 : “Yes, It’s very close, Right side of us.. It’s almost within reach”(네 아주 가까이요. 바로 우리 오른 쪽 옆에.. 잡힐 듯 해요)

그 말을 듣자 노년 남성의 트레커는 “Gorgeous”, “Fabulous”, “Wonderful”, “Fantastic” 등의 갖은 형용사로 꾸며가며 아름다움을 표현하였습니다.  사실, 등산의 묘미는 시각으로부터 오는 아름다움이 가장 크다고 봅니다. 그러나, 시각을 제외한 사감(四感)과 마음으로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내 자신이 너무도 부끄러웠습니다. 닥친 역경 속에서, 주어진 환경 안에서 만족하고, 부단히 노력하지 않은 채로 성공하지 않은 결과로 남과 환경을 탓하지 않았나 반성해 보았습니다.  저는 노년의 부부의 목적지가 어디든 무사 안전하게 행복한 트레킹을 마치고, 늘 그 추억을 되새길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노년의 부부의 에베레스트 도전에 대한 감동과 아마 다블람 절경을 바라보며 무심코 걷다 보니 어느덧 딩보체 마을에 도착하였고, 편안하게 점심 식사를 하고 눅눅해진 옷들을 널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묵은 롯지 사람들은 추쿵과 임자체를 가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독일에서 온 6명의 그룹, 네덜란드에서 온 젊은 커플, 그리고 호주에서 홀로 3 Passes를 종주하러 온 분, 그리고 불가리아에서 온 건장한 3명의 중년들, 그리고 우리가 한 롯지에서 묵게 되었습니다.  저는 호주에서 온 트레커가 심히 걱정되었는데, 그는 3 Passes를 종주하기엔 준비가 덜 되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는 청바지와 기타 옷가지를 준비해 왔는데, 히말라야 트레킹은 처음이라고 했습니다.  그의 도전은 가상하긴 하나, 히말라야는 그리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며, 보온과 고산병에 부단히 신경 써야 하는 곳입니다.  앞으로 5000미터를 넘나드는 험난한 여정에 행운이 깃들길 바래봅니다.


해발 4000미터에 세워진 엄홍길 휴먼스쿨. 그가 자랑스럽다.

멀리서 보이던 아마 다블람. 손에 잡힐듯하다.

기나긴 여정

페리체 고개 옆. 좌 송주(송주식)님, 우 삼은(이명덕)님

셰르파족 꼬마. 귀여워서 깨물어주고 싶다.


6일차(딩보체-추쿵-추쿵 리-추쿵) 약 11km - 3시간 45분

07:30 딩보체(4410m) 출발

10:50 추쿵(4730m) 도착

12:40 추쿵(4730m) 출발

14:18 추쿵 리(5550m) 도착

14:57 추쿵(4730m) 도착


어제 도착 후, 머리가 약간 찌근찌근 아파왔으나, 다이아막스를 먹고 숙면을 취하니, 아침엔 제법 컨디션이 좋아졌습니다.  가이드와 얘기 후, 추쿵에 도착해서 컨디션이 좋으면 추쿵리에 올라갔다 내려오고, 그렇지 않으면 내일 새벽에 올라가기로 얘기했습니다.  오늘은 이번 트래킹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를 올라갈지도 모르기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등산화를 꼭 메고 길을 떠났습니다.  초목들이 낮게 자라다 4500 고지가 넘으니 바닥으로 누워 자랍니다.  무릎 밑으로 자라는 작은 나무들과, 아직은 높은 곳에서도 제법 꼿꼿한 랏(Rat)은 우리의 길벗이 되어 줍니다. 

지대가 높을수록 태양은 따가워, 우리는 썬크림 바르기, 버프로 얼굴 가리기, 챙 넓은 모자 쓰기 신공을 발휘하여 얼굴히 심하게 타지 않고, 건조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며 걷습니다.

3시간 남짓 완만한 오르막을 걸으니, 추쿵 마을에 도착했고, 삶은 감자로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추쿵 리에 도전하기로 하였습니다.  추쿵 리는 그리 거대하지 않고, 겉보기엔 대모산이나, 모락산처럼 완만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막상 오르기 시작하니 50걸음마다 한번씩 쉬어야 하는 가파른 오르막이었습니다.  쉐르파 못지 않은 속도의 걸음으로 송주님과 삼은님은 시야에서 사라져버렸고, 저는 가쁜 호흡을 내쉬며, 가이드 템바와 함께 천천히 정상을 향했습니다. 

한시간 반 넘게 정상을 향해 오르니 마침내 추쿵 리 정상. 7개의 과제 중 드디어 하나의 과제가 완성되었습니다. 우리는 추쿵 리의 좌측과 우측을 오가며 경치를 구경하였습니다. 푸모리, 눕체, 로체가 웅장한 모습으로 보이고, 에베레스트는 눕체로 인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추쿵리 동쪽으로는 호수가 보이고, 아일랜드 피크가 선명하게 다가왔습니다.  아일랜드 피크가 이리도 가까운 줄 알았더라면 3 Passes 여정에 포함할 것있데, 너무도 아쉬웠습니다. 

30분 정도 경치를 구경하고, 사진을 찍은 후, 하산을 한 후 저녁을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7일차는 첫번째 고개를 넘는 날로, 무시무시한 꽁마 고개(Kongma La)를 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추쿵 마을을 향해

4600 고지. 식물이 거의 자라지 않는다.

드디어 추쿵 마을 도착

추쿵 리(Chukung Li)를 향해, 세 명(?)의 셰르파족

날 두고 멀리 가버린다. 괜찮다. 나만이 사진기를 가지고 있다. 그들은 적당한 곳에서 포즈를 취하며 날 기다릴 것이다.

역시나 전망이 좋은 곳에서 다시 나를 기다린다.

4730에서 800터를 더 올라가는 것이 이리 힘들 줄이야...

드디어 7개의 과제 중 하나 완료. 추쿵 리(5550m)

좌측은 로체 남벽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추쿵 마을로 하산

되돌아 본 추쿵 리 정상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