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미국 IT분야 리서치 기업가트너’는 매년 자체적으로 ‘IT엑스포’를 열어 그다음 해 IT기술 트렌드를 발표한다. 지난해 10, 가트너는 ‘IT엑스포 2014’를 열고 ‘2015 10대 전략 기술’을 발표했다. 이번에 선정된 10대 기술에는 ‘Computing Everywhere’ ‘Internet of Things(IoT)’ ‘3D Printing’ ‘Advanced, Pervasive and Invisible Analytics’ ‘Context-Rich Systems’ ‘Smart Machines’ ‘Cloud/Client Computing’ ‘Software- Defined Application & Infrastructure’ ‘Web- Scale IT’ ‘Risk-Based Security & Self Protection’ 등이 있다. 

가트너가 선정한 10대 전략 기술들은 하나의 기술을 넘어 사용 환경 또는 인프라로 정의되는 IoT에 직·간접적으로 포함된다. 그렇다면 IoT가 이 10대 전략 기술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기존 ICT 산업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알아보자. 

10대 전략 기술의 지향점 

IoT에 대해 가트너는디지털화된 모든 것들을 통해 생성되는 데이터 스트림과 서비스를 포괄할 수 있는 기술’로 정의했다. 가트너도포괄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IoT를 기술을 넘어 사용 환경과 인프라로 인정했다. 

그리고 ‘MIT Technology Review’의 정의를 도입하면 IoT저성능을 포함한 소형 컴퓨터가 사물에 붙은 컴퓨팅 환경’으로 사물이 주변 환경을 인식(Sensing)하고 데이터를 생성해 전송(Transmitting)하면 모니터링-제어-분석 과정을 거쳐 최적화·자동화를 가능하게 준다. 사용 환경 또는 인프라로서 IoT를 살펴보려면 이를 구성하는 가치 사슬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IoT ‘A(Application)-P(Platform)- N(Network)-T(Things)’라는 가치 사슬로 구성된다. A-P-N-T는 이미 모바일과 스마트폰 가치 사슬인 ‘C(Contents)- P(Platform)- N(Network)-T(Terminal)’의 연장선상에 있다. 가치 사슬 중 ‘A’는 실제 서비스가 구현되는애플리케이션(Application)으로 구현되는 기능에 중점을 두며 콘텐츠를 포함한다. ‘P’는 앱과 기기들의 기능과 성능을 결정하는 플랫폼(Platform)을 뜻한다. ‘N’은 앱, 플랫폼, 기기를 연결해주는 네트워크이고, T’는 기기(Terminal)에서 좀 더 다양한 사물(Things)을 뜻한다. 

사물은 기존의 PC,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자동차, 조명, 수도꼭지, 종이컵 등 식별 가능한 모든 것을 포함한다. 이러한 IoT 가치 사슬 관점에서 가트너의 ‘10대 전략 기술’을 접근하면 첫째, ‘Computing Everywhere’는 모바일 사용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컴퓨팅 환경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이다. 모바일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에 제한받지 않고 웨어러블 등 더 다양한 기기와 사물을 통해 컴퓨팅 성능이 있는 클라우드에 접속할 수 있다. 둘째는 IoT 그 자체다. 셋째, ‘3D Printing’ 2차원인 종이를 넘어 3차원인 물체를 찍어낼 수 있는 기술이다. 이는 제조 과정 전반에서 시간과 비용의 효율화를 가져올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시간과 비용 편의성이 IoT의 사물들(Things)을 쉽게 개발, 제조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넷째, ‘Advanced, Pervasive and Invisible Analytics’보편화된 첨단 분석’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사물들의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사용되는 포괄적인 데이터 분석 기술로 보면 된다. 이 자체가 앱이 될 수도 있고, 다른 앱의 기반이 될 수도 있다. 다섯째, ‘Context-Rich Systems’는 다양한 센서와 분석을 통해서 주변 환경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기술로 네트워크와 관련이 있다. 

여섯째는 ‘Smart Machines’로 차세대 알고리즘과 결합해 기기 스스로 환경을 이해하면서 학습하고 스스로 작동하는 기술이다. 이는 IoT ‘A-P-N-T’에 포괄적으로 적용돼 사물로 구현되는 형태다. 이미 무인 자동차, 차세대 로봇, 생활 비서 등 초기 모델은 등장한 상태다. 이 기술은 양면성을 띤다. 다양한 사물이 ICT 기술 적용으로 광범위한 혜택을 창출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보편적인 노동력 가치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곱 번째로 선정된 ‘Cloud/Client Computing’은 클라이언트 기기와 자원을 효과적으로 배분해 활용하는 기술이다. 네트워크 환경에 따라 최적으로 클라우드와 사물의 자원을 배분한다여덟째, ‘Software-Defined Application & Infrastructure(소프트웨어 정의 애플리케이션과 인프라)’는 네트워킹, 스토리지, 데이터 센터 등의 인프라를 애자일(Agile) 기반으로 구현해 좀 더 유연하고 역동적인 애플리케이션 사용 환경을 구축하는 기술이다. 

향후 앱과 사물 간에 주변 환경 변화를 반영한 더 많은 상호작용이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필요하다. 아홉째 ‘Web-Scale IT’는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 역량 기술을 의미한다. IoT의 플랫폼인 클라우드는 OS처럼 글로벌 관점에서 표준 경쟁이 나타나기 때문에 클라우드는 글로벌 역량이 더욱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Risk-Based Security & Self Protection(위험기반 보안과 자가방어)’은 더욱 정교한 리스크 평가와 완화 도구, 다양한 적극적 보안 기술을 의미한다. 보안은 앱, 네트워크, 기기 단에서 모두 탑재할 수 있으며, 구현되는 기능과 비용에 따라서 적용되는 보안 수준은 다를 것이다. 

전략 기술이 가져올 새로운 변화

이렇게 볼 때 가트너의 ‘10대 전략 기술’은 ‘IoT’라는 새로운 변화 환경 속에서 이를 구성하는 다양한 기술들이 발전되는 모습으로 해석된다. IoT는 분명 기존 ICT 환경과 함께이면서도 새로운 혁신을 포함한다. 그 예로 앞서 ‘MIT Technology Review’에서의 정의 중저성능’이 포함되고 IoT의 가치 사슬 중 플랫폼이 OS에서클라우드’로 바뀐다는 점이다. 지금까지의 ICT 환경은 사람들이 대용량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생성, 소비하기 위해 고성능 컴퓨팅 파워를 가진 스마트 기기와 이를 송수신할 수 있는 고속 대용량 네트워크 기반으로 발전해왔다. 하지만 저성능 컴퓨터로 소량의 데이터가 송수신되면 많은 것들이 달라져야 한다.

예를 들어 기기 제조사들은 고성능 컴퓨팅 파워를 기반으로 더 많은 기능을 하나로 접목하기 위해 기능별 전문가와 이를 집적화하는 전문가들을 뽑고 양성해왔다. 그리고 이에 맞는 제조 설비를 구축해왔다. 이러한 구조는 오버헤드가 높아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저성능 컴퓨팅 파워 기기 제조에는 적합하지 않다그리고 통신망 사업자들은 지금까지 가입자당 매출을 극대화하는 관점에서 사업을 최적화해왔다. 하지만 저성능 컴퓨팅 파워 중심의 소량 데이터가 송수신되는 환경에서는 더 많은 기기 확대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 망 기술과 수익 모델도 재설계돼야 한다. 

플랫폼도 OS에 최적화돼 전체 가치 사슬이 움직여왔는데, 이제는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가치 사슬이 움직일 것이다. 즉 기기와 앱의 독립성이 중요해지며, 앞서 살펴본 것처럼 클라우드는 글로벌 관점에서 규모의 경제를 갖추지 못한다면 살아남지 못할 수 있다. 비용 구조가 높은 클라우드가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저성능 컴퓨팅 파워 기기의 경쟁력을 갉아먹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앱 역시 저성능 컴퓨팅 기반의 사물을 구동하고, 글로벌 인프라를 활용하는 사업 역량이 필요할 것이다. 기존의 지역 중심 고성능 컴퓨팅 기반의 앱 개발사는 이러한 시대에 적응하지 못할 수 있다. 이처럼 IoT가 가져올 저성능 컴퓨팅 성능 기반의 새로운 변화는 기존 PC와 스마트폰 등 고성능 컴퓨터 기반의 사업 역량과 다른 와해성 혁신(Disruptive Innovation)에 해당된다. 

이러한 와해성 혁신을 기존 사업에 도입하면 기존 사업 역량과 충돌이 날 수밖에 없다. 또 아직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어 와해성 혁신을 중심으로 사업을 당장 전환하기도 어렵다. 이 경우 기존 ICT 플레이어들은 기존의 고성능 컴퓨팅 기반의 사업 중심으로 전개하되, 저성능 컴퓨팅 성능 기반의 IoT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기존 Legacy와 사업 역량에 종속되지 않는 사내 벤처를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것이 하나의 방안이 될 것이다. 만약 내부의 Legacy가 너무 크다면 외부 전문 IoT 기반 기업에 투자해서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는 것도 또 다른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 : 신동형(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님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후 서울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 득. <주간 기술 동향 포커스> <주간동아> 등에 칼럼 기고. 정 보통신부 주관 IT R&D 정책 논문 공모전에서 수상. <이노베 이션 3.0> 공저.

♣ 출처 : SK C&C 사보 ‘Create & Challenge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