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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높은 하늘과 울긋불긋한 단풍, 따사로운 햇살이 멋지게 어우러진 청명한 가을 , 하루 종일 컴퓨터를 바라보는 평범한 일상을 잠시 멈추고 사무실을 나섰습니다. 시작될 겨울을 대비해 소외된 이웃에게 연탄을 나누는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출발하기 전까지만 해도 연탄을 운반해본 경험은커녕 사용해본 적도 없어서 있을지 조금 걱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자치고는 힘쓰는 일이라면 나름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 열심히 해서 빠르게 해치워야겠다는 혼자만의 다짐을 하며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하남시 사회공헌 관계자에게 봉사활동 전 오리엔테이션을 받는 모습

저와 봉사자들을 실은 버스가 하남시의 봉사 활동 지역에 들어서자마자 10분전에 지나친 상일동의 풍경과 전혀 다른 모습이 펼쳐졌습니다. 논밭과 공장이 혼재된 동네, 구불구불한 , 그리고 집이라고 하기에는 무언가 많이 부족한, 부직포가 덥혀진 비닐하우스. 상상했던 것보다 열악한 환경이었습니다. 일반적인 단열/난방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집에서 추운 겨울을 나실 어르신들을 마주하자 연탄 장이 얼마나 중요한 새삼 깨달았습니다. 

연탄이 쌓여진 곳에서 안까지 지그재그로 서서 사람에게 연탄을 나르는 일은 같은 자세로 손목과 팔목에 힘을 줘야 해서 역시 쉽지 않았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번째 집의 연탄을 모두 쌓고 나니 손에 고무장갑이 까만 가루가 묻어 지저분해지고 몸엔 땀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번째 가구부터는 요령이 생겨서 조금씩 작업시간을 단축할 있었고 옆의 신사정신이 투철한 남자분들이 빠르게 연탄을 가져가 주신 덕분에 비교적 수월히 작업할 있었던 같습니다. 

바쁜 업무 때문인지 애초 공지된 참가 예정 인원보다 적은 수가 참가하여 목표했던 수량을 옮기지 못한 것은 아쉬웠지만 가구당 300, 혼자서는 절대 못할 같은 1500개의 연탄을 , 완료 해나가며 함께하는 것의 중요함을 몸으로 느꼈습니다. 또한 앞까지 옮겨진 연탄을 안쪽에서 쌓는 일이 비교적 힘든 작업이었는데 앞서 작업하던 사람이 지쳐 때쯤 교대를 해가며 서로 배려하는 모습도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학생시절에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종종 참여했던 봉사활동인데 직장인이 되고 나서는 여러 핑계로 멀리하게 되었던 같습니다. 그래도 해마다 이렇게 회사에서 제공해주는 좋은 기회에 참여하며 나눔의 의미를 잊지 않고 생활하게 됩니다. 저의 반나절이 부디 수혜 가정의 집안을 따듯하게 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봉사활동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 통신운영 3팀 임그린 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