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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한 책 중 너에게 책을 보낸다캠페인에 어울릴 만한 책을 찾던 중 지인에게 선물받은 책 연을 쫓는 아이 (The Kite Runner)”추천하고자 합니다.

 

몇 해 전인가 선물로 받은 이 책을 읽기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내 눈에 들어온 건 책 겉면에 큼지막하게 쓰여있던 청소년이 읽을 만한 성인도서라는 글귀와 푸른 하늘에 연을 날리는 어린 소년을 그려 넣은 표지였습니다. 이것만으로 저는 금새 아름다운 결말이 있는 성장소설이 아닐까라는 나름의 추측으로 독서를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전혀 틀린 예측은 아니었지만, 그렇게만 표현하기에는 이 책이 주는 메시지와 감동은 나에게 반전과도 같은 충격이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느껴지는 현실감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이 생동감이 있었습니다. 좋은 책을 읽은 후에는 작가의 이름과 연혁을 한번 더 보게 됩니다, 생소한 작가의 작품이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이 작품은 본업이 의사였던 할레드 호세이니의 처녀작이고, 아프가니스탄인이 쓴 최초의 영어소설이며 장기 베스트셀러입니다. 



소설 속에 나오는 부잣집 도련님인 주인공 아미르와 그의 충성스런 하인이자 친구인 하산, 두 소년의 우정과 배신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속죄와 구원으로 마무리 됩니다얼핏 해피엔딩의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사실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닫은 후에 드는 감정은 풀리지 않은 가슴 먹먹한 슬픔과 감동을 안겨줍니다.아마도 소설이 주는 메시지 외에도 아프가니스탄이라는 나라의 굴곡진 역사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해져서 그런 것이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이 소설은 시대적 상황이나 배경을 떠나 두 소년의 이야기 만으로도 충분히 감동과 깨달음을 줄 수 있는 소설임이 틀림없습니다.

도련님이 원한다면 천 번 이라도…”라고 말하는 충성스런 하산.

하산이 폭행을 당하는 순간을 보면서도 도와주지 못하고, 자신의 비겁함이나 잘못을 마주할 용기가 없어 결국 그를 쫓아 내기까지 하는 주인공 아미르를 보면서, 배신자 라는 생각에 앞서 그를 너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나에게 똑 같은 상황이 주어진다면, 더군다나 고작12살 소년이라면

자신의 비겁함에 대한 실망감이나 하산에 대한 미안함이 마치 내 일처럼 가슴 아프게 느껴졌습니다. 모든 인간은 조금의 비겁함이나 두려움, 시기와 질투를 가지고 살아가는 게 당연한 것 아닐까요?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는 있지만,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의 힘으로 마주대하는 일. 즉 인정하고 용서를 비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건 아니기에 주인공 아미르는 충분히 구원받아 마땅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소설의 배경이 된 아프가니스탄은 저로 하여금 또 다른 생각들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소년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동안은 종교분쟁이나

인종차별이 있긴 하지만 평화로운 아프간의 모습이라면, 이 후 주인공이 성인이 되어 하산의 아들을 찾으려고 간 아프간의 모습은 폐허가

된 처참한 모습이었습니다. 

 

직접 보지 않고서는 불가능 할 것 같은 현장에 대한 작가의 상세하고도 현실적인 묘사는 가본적도 없는 아프가니스탄을 눈앞에 펼쳐주는 것 같아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연을 쫓는 아이

저자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출판사
현대문학 | 2010-11-1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너를 위해서라면 천 번이라도 그렇게 할게!아프가니스탄의 굴곡진 ...
가격비교


:: 후배에게 남기는 메모

그간 제가 아는 아프가니스탄이란 나라는 계속된 전쟁과 내전으로 위험한 나라, 탈레반이 설치는 나라, 그 정도쯤 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환경의 굴곡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얼마나 억울하고 가슴 아픈 희생이 이어지고 있는지 알려고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여름 휴가 동안 타 문화권의 소설을 읽고 싶으신 분들께 적극 추천 드립니다.


:: 내 인생의 책 한 권

 


괴짜 경제학

저자
스티븐 레빗, 스티븐 더브너 지음
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 | 2007-04-25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괴짜경제학』의 업그레이드 버전 『괴짜경제학(개정증보판)』골치 ...
가격비교

 어떤 사건에 숨겨진 이면을 이해하려면 새로운 시각과 더불어 사실(Fact)에 근거한 분석 방법이 필요합니다. ‘괴짜경제학은 겉으로 나타난 사실 뒤에 숨어 있는 원인을 파헤치는데 영감을 주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책 내용에는 비도덕적인 교사들의 사례와 스모 선수의 부정행위를 데이터를 통해 적발하고, 그 원인이 잘못된 인센티브 때문임을 재밌있게 이야기 해 주고 있습니다. 인센티브라는 것은, 어떤 일을 더 잘하게 하고자 자극하는 목적으로 제공하는 것인데, 오히려 잘못된 인센티브는  부정행위를 이끄는 원인이 되니 아이러니한 현상입니다.



 

작가는 무엇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를 알면 복잡한 세상이 훨씬 단순해진다. 적절한 방식으로 데이터를 파악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배우면, 그 전에는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던 수수께끼들까지 풀 수 있게 된다.” 라고 말합니다. 정보와 분석을 다루는 제 입장에서 보면 알고자 하는 정보를 찾아내는 작업의 묘미를 정확하게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작가는 윤리를 매우 중요시 하는 것 같습니다. 그 자신은 한 번도 불법행위를 저질러본 적이 없다는 얘기가 있고, 그래서인지 작가가 다루는 여러 글들이 부정행위, 부패, 범죄에 관한 내용입니다. 경제와 윤리가 유기적인 관계에서 벗어날 때 부정 부패가 생기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제가 좋아하는 단어 중 통찰력이 있는데요, 사물이나 현상을 꿰뚫어보는 능력을 일컫습니다. 하지만 통찰력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능력이 아니라, 정보(데이터)와 사실에 근거한 질문들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 읽어보지 못한 분들께 추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