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한 해가 저물었다. 지난해는 봄부터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 물가의 고공행진, 전셋값 폭등 등 서민들의 하루살이가 유난히 힘들었던 해로 기억될 듯하다특히 물가는 1년 내내 급등했다. 소비자물가는 정부와 한국은행은 물가억제 목표(4% 이내)를 훨씬 상회한 평균 4.5%(1~11월 평균)나 올랐다. 그중 기름값은 ℓ당 2000원을 넘고 돼지고기와 채소 값은 20~30% 넘게 폭등하기도 했다


집 없는 설움도 어느 때보다 컸다.부동산114에 따르면 전셋값 상승률은 서울이 10.48%, 경기·인천 등 수도권이 13.04%였다. 지난해(서울 7.29%, 경기·인천 7.53%)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하우스 푸어(House-poor)’에서 더 나아간  ‘렌트 푸어(rent poor)’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 어려움 속에서 애써 모은 저축 금마저 위협받았다. 올해에 문닫은 저축은행만 16곳이다. 저축은행 대주주들이 금융당국의 감독과 규제가 소홀한 틈을 타 무리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영업을 하는 등 저축은행 고객들의 돈을 자기 돈인 양 무분별하게 투자한 것이 원인이었다.

서민들의 어려움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전 세계 경기가 불황에 빠져들면서 경제 양극화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커졌다.‘월가 점령(occupy wall-street)’ 운동이 대표적인 예다. 시위대는 뉴욕의 주코티 공원에 텐트를 치고 노숙하며 9월 이후 약 70일간 금융권의 탐욕과 자본주의의 구조적 문제를 비판하는 시위를 이어갔다.그 들은 특히 ‘월가를 점령하자,우리는 99%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99%의 희생을 1%가 독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외의 이 같은 흐름과 맞물려 정부와 정치권도 ‘공생’과 ‘동반성장을 주창하고 나섰다. 특히 대기업 MRO(소모성자재구매대행) 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웠다. 정치권과 중소기업들은 대기업들이 볼펜, 지우개 등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서민들의 먹거리까지 빼앗는다며 대기업을 거세게 압박했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은 지난 6 MRO 사업에서 손을 뗐고 삼성그룹도 지난 MRO계열사 아이마켓코리아 지분을 인터파크에 매각했다. SK그룹은 MRO계열사를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포스코 코오롱 LG그룹도 MRO사업을 축소하는 등 속속 ‘백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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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내세운 이익공유제 도입도 정·재계를 중심으로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했다. 동 반위는 내부에 내부에 실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판매수입공유제’와 ‘목표초과이익공유제’ 등 이익공유제 도입 방법과 추진 방안 등을 계속해서 이슈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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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은 복지확대와 세제개편 문제를 본격 거론했다. 특히 여야 일부 의원 들은 워런 버핏 벅셔 해서웨이 회장이 지난 8월 뉴욕타임스(NYT)에 실은 기고문을 통해 연 100만달러 이상을 버는 부자에게 세금을 더 걷자고 제안했던 이른바 ‘버핏세‘ 도입을 주장하고 나섰다. 소득세 최고세율 구간을 하나 더 신설하자는 내용이었다. 미국과 우리나라 양국 모두 버핏세 도입엔 실패했지만 하지만 내년 총선과 대선 두 선거가 있는 만큼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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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과 ’무상’ 등 한국사회를 강타한 핵심 키워드도 비슷한 맥락이었다.민주당은 지난 1월 만 5세 이하 어린이의 보육비를 국가가 전액 지원하는 ‘무상보육’을 포함해 ‘무상급식’, ‘무상의료’ 등 무상 시리즈를 당론으로 채택했다.무상급식에 반대하며 주민투표란 승부수를 띄웠던 한나라당 소속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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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스러운 경제상황 속에서도 우리나라의 연간 수출과 수입을 합친 무역 규모가 125일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돌파한 쾌거도 있었다.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한 것은 미국 독일 중국 일본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 9번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무역 1조 달러 클럽’에 새롭게 가입한 국가는 한국이 처음이다. 수출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는 올해 세계 7강에 속한다. 연간 수출액 규모는 11 5570억 달러로 세계 8번째로 수출 5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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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부진으로 올해 수출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실제 지난해 전 세계 금융시장은 유럽 발 ‘빚(debt)’의 공포에 떨어야 했다.국가부채 규모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50%인 그리스는 11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받은데 이어 1500억 유로의 2차 구제금융을 신청해놓은 상태다. 재정위기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3,4위 경제국인 이탈리아와 스페인까지 덮쳤다.특히 이탈리아 국가부채 규모는 16000억 유로로 유로존 내 최대 규모다.프랑스와 독일 은행들은 이탈리아 국채를 많이 갖고 있어서,이탈리아가 구제금융을 신청하면 유럽을 시작으로 제2의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난 애플의 창업주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많은 이들에게 도전과 창의의 가치를 되새기도록 만들었다. ‘애플1’로 개인용 컴퓨터 시대를 열었고 인문학과 공학의 절묘한 결합을 통해 만든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스마트 모바일 시대를 활짝 열어젖힌 주역으로 평가 받았다. 잡스는 또 ‘아이튠즈’로 음악유통 시장을 바꿨고 ‘앱스토어’로 새로운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수많은 개발자들에게 신 사업기회를 제공했다. 2012년에도 잡스의 그 유명했던 스탠포드대학교의 연설, ’스테이 헝그리, 스테이 풀리쉬(Stay Hungry Stay Foolish)’가 많은 이들의 버팀목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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