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항상 자연의 변덕스러운 기분에 휘둘리며 살아왔습니다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농업이나 어업이 먹고 사는 것에 큰 비중을 가지고 있었던 시절. 이상 기후가 있었을 때는 흉작을 면치 못했고 굶주린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치안이 불안정해지고 내란이나 전쟁이 이렁나 왕조가 뒤집히는 혁명 또한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특히 지진이나 해일, 화산폭발 등의 파괴적인 자연재해는 특정지역을 넘어 전세계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는 인류의 역사를 송두리째 바꿔버렸던 화산폭발 이야기입니다.



1. 1600년 화이나푸티나 화산폭발 페루


1600년 대분화 때 아르퀴파 시에 화산재가 떨어지는 모습 (출처: 위키백과)



화이나푸티나 화산은 페루 남부에 있는 화산으로 새로운 화산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페루의 화이나푸티나산. ( 출처 : WorldPress.com )



1600219일에 일어난 이 폭발은 당시 남미에서 발생한 어떤 화산 폭발보다도 큰 규모의 폭발이었습니다. 적어도 2주간 폭발이 계속되었고, 첫 이틀간 분출된 대량의 화산재가 1,200m2를 완전히 덮어버렸을 정도라고 합니다.  1,600~3,200만톤의 이산화유황이 분출되었고 그 일부는 대기권까지 도달하여 오존층을 파괴함과 동시에 화산재가 하늘을 뒤엎어 태양광을 차단했습니다

그 결과 1600~1602년에 걸쳐 유럽의 겨울 온도가 사상 최저를 기록했고북유럽이나 동유럽에서 기근이 발생했습니다. 스웨덴에서는 사상최악의 폭설이 내렸으며, 봄이 되어 그 눈이 녹자 막대한 대홍수로 이어져 2차피해까지 입기도 했습니다.

러시아에서도 이로 인한 추위로 식료품을 구할 수 없어 당시 인구의 3분의 1상당의 200만명이 사망하는 러시아 대기근이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혼란에 황제의 권위마저 흔들려버린 러시아는 폴란드ㆍ리투아니아 왕국에 나라를 점령당하는 동란시대를 맞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1902년 산타마리아 화산폭발 (과테말라)


산타마리아산의 폭발 당시 ( 출처 : WorldPress.com )



과테말라에 있는 산타마리아화산은 해발 3,772m정도로 세계적인 고산들 앞에서는 명함도 못 내밀지만, 1902년에 일어난 화산폭발은 20세기에 일어났던 화산폭발들 중 2번째로 큰 화산폭발 이었습니다.

19021024일 오후 5시즈음부터 지진이 심해지며 30분정도 굉음이 계속 됐습니다. 그 후 화산재가 내려오기 시작하며 오후7시경에는 백열(白熱)이 나타났고 오후 8시경에는 거대한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화산폭발기둥은 28k에 달해 1,000 m3이상으로 화산재를 흩뿌리며 일부는 4,000km이상 거리가 있는 캘리포니아주에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화산재와 산사태로 약5,000명이 사망하였고 그 후 위생상태가 악화된 틈을 타 말라리아가 유행하여 더 많은 2차 희생자를 발생 시켰습니다. 그에 더불어 화산지역에서 재배되는 고급 커피 산업이 당시 완전 괴멸해 버렸다고 합니다.

(TIP : 과테말라의 커피는 화산 고지대에서 나무를 태워버리고 커피 경작지로 만들어 생산하기로 유명한데요. 이곳에서 경작된 커피는 연기를 머금은 듯한 독특한 풍미를 내며 산미가 풍부해 고급 커피로 분류된다고 합니다. 출처 : 두산백과)



. 10세기 백두산 폭발 (대한민국)


국민들의 동경의 대상, 백두산 천지 (출처 : Bdpmax)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백두산은 북한과 중국의 국경지대에 위치한 화산으로 우리 나라에서는 전설의 왕조 단군신화의 고향이라고도 불리우며 신성한 산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는 타이틀로 애국가에도 등장하며 많은 국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상징 중 하나인 산이지요.

이 백두산이 10세기 즈음에 대폭발을 일으켰고 그 당시의 화산재를 일본의 훗카이도나 동북지방 등지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 정도이니 유사이래 세손가락 안에 꼽히는 대폭발이 아니었을까 추측됩니다.

하지만 이정도의 폭발규모치고는 이상하게도 역사서에 그 기록이 없어서, 도대체 어떻게 된 사건인지 베일에 가려져 있습니다. 너무나도 컸던 나머지 행정기관을 포함한 주변 마을과 촌락이 전소되어, 증언자로서 기록에 남길만한 인물이 없었던 것이 아닌지 역사가들은 이야기합니다.

현재의 북한중국의 동북부러시아 극동에 자리잡았던 발해 왕국은 926년 요나라에 의해 멸망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왕국이 한순간에 멸망했던 밑바닥에 이 화산폭발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주장 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에서 폭발이 일어난 것은 발해 왕국의 멸망 후일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인 저의 입장에서는 화산 폭발의 영향이 컸다는 사실로 계속 받아들이고 싶네요.



. 기원전 1260년 미노아 화산폭발그리스


거듭된 폭발로 가라앉고 만 미노아 화산.



산토리니 칼데라는 그리스 남부에 떠올라 있는 거대한 해중 칼데라입니다.

(칼데라 : 거대한 솥이라는 뜻으로 화산체 중심부에 생긴 분화구보다 훨씬 큰 움푹 페인 지형. 백두산 천지, 한라산 백록담이 이에 속함.)

원래는 전부 하나의 섬이었지만 장기간에 걸친 화산폭발로 대부분이 해중에 가라앉았고, 화산의 외륜산(外輪山)에 해당하는 부분인 산토리니 섬, 티라시아 섬, 아스프로니시 섬, 칼데라의 중심 부분인 네아카메니 섬과 파레아카메니 섬만 해수면 위로 떠올라 있습니다.

과거에 적어도 4회의 폭발(18만년전, 7만년전, 2만년전, 3600년전)이 있었을 것이며, 그로 인해 이 형태가 만들어졌을 것이라 추측되고 있습니다.

기원전 1260년에 발생한 화산 폭발은 고도로 발달한 동지중해 청동기문명에 파괴적인 참사를 일으켰습니다. 미노아 문명 이전에 번영했던 키클라데스 문명은 이 폭발에 의해 폐허로 변했다고 추측 됩니다.

아틀란티스의 번영과 붕괴의 이야기가 산토리니 화산폭발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주장한 학자들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고대 그리스의 학자 플라톤도 이에 해당합니다. 

지난번 이집트 피라미드에 대한 이야기에서도 아틀란티스인에 대한 설이 나왔는데, 현세에까지 이렇게 영향을 미치는 아틀란티스라는 꿈의 대륙은 실제로 존재했던 것일까요?



. 535년 일로팡고 화산폭발엘살바도르


분화구 주변으로 물이 차 만들어진 일로팡고 호수



중미 엘살바도르에 있는 일로팡고 호수는 5~6세기에 걸쳐 일어난 대폭발에 의해 만들어진 칼데라에 물이 채워져 만들어진 칼데라호 입니다.

535년 일로팡고 화산 대폭발에 의해 일어난 이산화유황과 화산재는 지구 전체를 한랭화 시킬 정도로 무시무시한 양이었다고 합니다. 535년과 536에 걸쳐 세계 각지에서 추위에 의한 농업 부진이나 이상기후가 기록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비잔틴 제국에서는 태양 빛이 없어지는 괴현상이 관측되었다는 기록이 있고, 아일랜드에서는 식량 대란이 일어났다는 기록도 발견 됩니다. 또한 중국에서는 ‘8월에 눈이 내려 수확이 지연됐다는 기록이 남아있고, 중동이나 유럽에서는 짙고 건조한 서리가 관측되었다는 기록, 페루의 모체문명에서는 가뭄이 발생 했다는 기록 등이 동시대에 남아있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는 일로팡고 화산의 폭발 말고도 폭발 이후에 유성, 운석과의 충돌이 있었던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 1883년 크라카타우 대폭발(인도네시아)


항공 촬영으로 본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



인도네시아의 자바섬과 스마토라섬의 사이에 있는 크라카타우는 몇 개의 화산섬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원래는 하나의 큰 섬이었지만 몇 번이고 거듭된 폭발로 칼데라 부분은 바다에 침몰하고 현재와 같은 모습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림으로 남겨진 1883년 크라카타우 산의 분화 (출처 : 위키백과)


1883827일 오전 5시반에 시작된 폭발은 4시간 반이라는 시간 동안 무려 4번이나 대폭발을 일으켰습니다. 가장 마지막에 일어난 폭발은 그 폭발음이 어마어마 했으며, 북서쪽 약 2,100km 떨어진 인도 안다만 제도나, 동쪽으로 3,200km나 떨어져 있는 파푸아 뉴기니아, 서쪽으로 4,800km떨어진 로드리게스 섬까지도 그 굉음이 들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 이며 근처의 선원들 중 반 이상이 고막이 터졌다고 합니다.

그 충격파는 지구를 몇 번이고 감싸 돌았고 로마, 파리, 베를린, 뉴욕에서도 기압 상승이 관측 되었습니다. 각각 3회에서 4회 정도 관측 되었다고 하네요. 개중에는 7회나 관측된 곳도 있을 정도로 그 위력은 대단했습니다.

이 화산 폭발로 인해 발생한 대해일로 적어도 35천명이 사망했고, 대기권까지 치고 올라간 화산재로 지구 온도가 몇 년이나 저하했다고 합니다



. 1815년 탐보라 화산 대폭발인도네시아


전세계에 큰 영향을 미쳤던 탐보라 화산 정경 (출처 : Jialiang Gao)


인도네시아 숨바와 섬에 있는 탐보라 화산은 해발2,851m로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1815년에 대폭발을 일으켜 전세계에 큰 피해를 끼쳤습니다.

탐보라 화산 폭발 당시 화산재가 대기권에 도달하여 햇빛을 거의 차단했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지구 전체 온도를 저하시켰죠. 이 때 대기권에 도달한 이산화유황은 최대 12,000만톤이라고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 때도 위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전세계적인 이상기후가 나타나 각국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미국 뉴햄프셔 등5개주에서 기온 저하 관측

▲ 미국 뉴욕에서 6월에 눈이 내려 농작물 괴멸

▲ 캐나다퀘벡 근교에서 6월에 30cm 눈이 내림

▲ 아일랜드에서 감자가 괴멸되어 기근 발생

▲ 독일에서는 식료품 가격이 폭등하여 19세기 최악의 기근을 기록하며 폭동방화침략 발생

▲ 유럽 남동부와 지중해 동부로 발진 티푸스 유행

▲ 벵갈 지역에서 계절에 맞지 않게 폭우가 내려 콜레라 균이 만연

▲ 청나라에서는 추위 때문에 벼농사와 목축에 피해를 입음 


화산 폭발에 의한 직접적인 사망자는 1만명정도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에 더불어 폭발에 의해 발생한 기온 저하에 따른 기근에 의해 추정키로 약 7~12만명이 사망했을 것이라 추측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좀처럼 볼 수 있는 현상이지만 세계적인 규모로 영향을 미치는 화산 폭발은 생각하면 할수록 무서운 사건인 것 같습니다.

전쟁은 사람의 노력으로 막을 수 있지만 화산의 폭발 같은 자연재해는 인간 능력 밖의 일입니다. 그를 직접적으로 막는 것이 불가능 하기에 우리 인류는 그에 대비하는 방법을 계속하여 터득해 왔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최근 경주지역의 지진 피해를 통해 지진에 대비하는 국가적인 태세정비를 했었는데, 아무쪼록 그러한 자연재해에서 국가적인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국민 모두가 경각심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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