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생이던 어린 시절, 대전 촌 아이가 서울에 올라와 꿈과 환상의 나라 롯데월드에 빠졌다.

당시만해도 대전 엑스포와 함께 개장한 최신식 놀이공원 꿈돌이동산에 자부심이 있던 필자는, 놀이공원의 대명사였던 롯데월드를 보며 우물 밖 세상이 있음을 깨달았다. 물살을 헤치고 탐험한 끝에 어두운 동굴 끝에서 발견한 신밧드의 금화들과, 화면 속으로 사람을 빨아들이던 아이맥스 영화관의 짜릿한 기억은 아직도 마음 한 켠에서 생생히 살아있다. 매 시간마다 노래가 울려 퍼지고, 푸른 하늘 대신 회색 천장에 매달린 애드벌룬이 둥둥 떠다니는 롯데월드는 꿈과 환상의 나라 그 자체였다.



그래서인지 30보다 40이 가까운 나이를 먹어서도 아이들과 함께 집 근처 롯데월드에 가는 것이 즐겁다. 롯데월드 근처에 사는 터라 롯데월드를 마치 동네 놀이터로 아는 아이들 덕에 주말이면 거의 롯데월드에 간다.

출석 선물을 꼬박꼬박 챙기는 연간회원의 경험을 바탕으로 2017 봄 시즌, 주말 롯데월드를 즐겁게 만들어 주는 주요 공연들을 소개해 본다. (참고로 휴연 등이 있을 수 있으므로 공연일정 정보를 홈페이지에서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미스틱 마스크 페어리 랜드 뮤지컬]

시간: 오전 12 30 / 오후 6 30(30분 정도 소요)

장소: 어드벤쳐 1층 가든스테이지 

개요: 롯데월드는 삼바, 할로윈, 크리스마스 등 시즌 별로 메인 공연을 선보인다. 이번에 소개하는 미스틱 마스크 페어리 랜드는 그 중 새싹과 함께하는 동심의 봄 시즌을 담당하고 있다. 

이 뮤지컬은 여러 동화 속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하나로 엮어 매력적인 스토리를 만든 것이 특징이다. 이야기는 도로시와 친구들이 각자의 꿈을 찾아 소원을 이루어주는 오즈의 성을 향해 나아가는 모험담을 기본으로 삼는다

그 길에서 사람이 되고 싶은 피노키오와 꿈을 잃어 하늘을 날 수 없는 피터팬을 만나 함께 여행을 하게 되지만, 피터팬의 라이벌이자 매력 터지는 해적, 갈고리 후크 선장 역시 억만금 짜리 시계와 금은보화를 위해 피터팬의 뒤를 밟아 오즈의 성으로 향하며 갈등이 시작된다.

30분 동안 진행되는 메인 공연답게 출연진이 다양하고, 안무나 음악도 훌륭하다. 배우들이 라이브로 노래를 부르지 않는 대신 노래에 더 많은 공을 들이는지 노래가 대부분 정말 좋다. 사실 이 공연이 아니더라도 롯데월드에서 나오는 노래 대부분은 다 퀄리티가 있다. 물랑루즈 이후 OST CD를 사게 만든 공연이 바로 롯데월드 공연CD들이다.


  

참고로 동명이인인지 아닌지 모르겠으나 크리스마스 CD에 보면 composer 중 김문정이라는 이름이 있다. 아닐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분이 뮤지컬로 유명하신 바로 그 분이라고 믿고 있다.

인기 있는 공연이다보니 자리 잡기가 어렵다. 자리는 예약석과 일반석으로 나누어진다. 메인공연들은 롯데월드 홈페이지에서 전날 오후 8시부터 좌석 예약을 할 수 있는데, 금새 마감되어버리니 타이밍을 잘 맞춰야 한다. 예약은 롯데월드 홈페이지 상단 축제/이벤트 à 이벤트 à 좌석예약 신청하기를 통해 할 수 있다. 명절 때 하행선 기차표 예매 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난이도다. 앞 열 두 세 라인만 예약석이고, 그 뒤부터는 선착순으로 앉는 일반석이니 공연시작 전에 일찍 도착해 자리를 잡아도 된다. 물론 사람이 많을 땐 이도 쉽지 않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연의 백미 중 하나는 포토타임이다. 공연이 끝나면 약 3~4분 동안 동화 속 캐릭터 분장을 한 배우들이 아이들과 함께 사진을 찍어 준다. 배우들의 컨디션에 따라 사진 속 배우와 아이의 케미가 달라진다. 복불복이니 어쩔 수 없다. 로티와 로리(미키마우스 같은 롯데월드 대표 캐릭터), 피터팬과 웬디, 후크선장 등이 인기가 높다. 포토타임이 길지 않아 누구와 사진을 찍을지 잘 결정해야 한다. 잘못하며 줄만 서다가 포토타임이 끝날 수 있다.


  


이 공연은 별도 예약을 통해 고객참여가 가능하다. 남아라면 꼬마 피터팬, 여아라면 공주님이나 꼬마 도로시 배역을 할 수 있다. 고객참여를 신청한 아이들은 공연 중간중간에 배우들과 함께 춤을 추며 공연에 직접 참여한다. 사실 부모 입장에서 더 중요한 것은 커튼콜 때 배우들과 무대 위에서 다 같이 찍는 사진일 것이다. 부모에게는 맨 앞 가운데 네 자리를 제공하니 사진 찍거나 녹화하는데 어려움은 없다. 아쉽게도 우리 아이들이 직접 참여 해본 적어 잘 모르지만, 다른 분들을 보면 삼각대로 녹화를 하면서, 다른 손으로는 사진을 찍는다. 늘 그렇듯, 아이들에게 추억을 만들어 주는 것이 쉽지 않다.

아쉬운 점은 작년까지만 해도 공연 중간에 중국에서 초빙해 온 기예단이 나와 써커스를 펼쳤던 것이, 올 해는 사드 때문인지 출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내년에는 다시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마스크 퍼레이드 / 나이트 퍼레이드]

시간: 오후 2 / 오후 8 (30분 정도 소요)

장소: 어드벤쳐 1층 전체

개요: 별다른 말이 필요 없다. 퍼레이드는 축제의 하이라이트다. 시간이 된다면 꼭 보는 것을 추천한다. 

퍼레이드는 오후 두 시와 여덟 시, 각기 다른 테마로 진행된다.

오후 두 시는 이태리 베니스에서 파는 것 같은 마스크를 테마로 한 마스크 퍼레이드다. 마스크를 쓴 채로 곤돌라를 타는 귀족, 앞 뒤로 각기 다른 표정의 마스크를 쓴 마법사들이 퍼레이드 음악에 맞춰 무표정한 춤을 춘다. 피터팬과 후크선장,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 동화 속 캐릭터들도 함께 퍼레이드에 참여해서 기괴함과 발랄함의 균형을 맞춘다. 낮 퍼레이드는 공연과 마찬가지로 퍼레이드 중간 아이들 댄스타임과 포토타임이 있다. 피터팬 같은 주요 캐릭터 근처는 애들로 북적북적 거린다.



오후 여덟 시에 하는 나이트 퍼레이드는 재미있으면서도 살짝 음침하다. 로티가 꿈을 꾸며 기사의 나라, 정글, 바다 속 세상 등을 여행하는 이야기인데, 인어공주 등은 예쁘고 환상적으로 표현된 반면 정글 속 거대 거미가 큰 눈을 데굴데굴 굴리는 것은 그닥 귀엽지 않다. 올 해는 없어진 것 같은데 작년에는 식인종 문양의 아프리카 거인들이 나오기도 했다. 웃고 즐길 수 있지만, 애들은 살짝 무서워할 지도 모르겠다. 야간 퍼레이드는 포토타임 등이 없으니 편안히 무대만 즐기면 된다.


  


두 퍼레이드 모두 자리잡기가 치열하다. 특히 낮 공연은 1시 전부터 주요 핫스팟에 돗자리가 깔린다. 가든스테이지에서 중앙이 보이는 방향으로 앉는 자리가 메인 자리이다. 이 자리가 중요한 게 낮 공연에서는 피터팬 등 메인 케릭터가 이쪽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밤 공연에서는 그 자리에서 봐야 로티가 성에 올라가 얘기하는 장면이나, 성 근처에서 하는 불꽃놀이 등이 잘 보인다. 화장실도 근처에 있어 애들의 긴급한 상황에 대처하기도 편하다.


 

[환타지아 콘서트]

시간: 오후 5 (30분 정도 소요)

장소: 어드벤쳐 1층 가든스테이지

개요: 살짝 촌스러운 이름에 맞게 환타지아 콘서트는 복고풍의 신나고 즐거운 무대들로 이루어져 있다. 스토리는 없지만 브로드웨이 쇼의 롯데월드 밴드와 메인 공연에 나온 미남미녀 배우들’, 그리고 도로시와 사자 컨셉의 초대가수들이 함께 모여 신나는 노래와 춤의 무대를 만든다. 모리스 같은 캐릭터 인형들도 다수 출연하고, 공연 중간에 아이들과 함께하는 댄스 타임도 있어 온 가족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이 공연은 고객참여 댄스타임과 포토타임을 제외한 약 20분의 시간이 노래와 춤 중심으로 꾸며진다. 기타와 드럼의 독주가 인상적인 밴드 공연과 사자와 도로시 분장을 한 두 초대가수들의 노래도 있지만, 복고 컨셉답게 신나는 클론의 노래에 맞춰 다 같이 군무를 추는 댄스 무대가 제일 재밌다. ‘같은 노래에 맞춰 다같이 춤을 추는 장면을 보면 클론 춤을 배운 적 없음에도 불구하고 절로 어깨를 들썩인다. 큰 애와 작은 애도 열심히 스텝을 밟아가며 방방 뛰는데, 절로 함박웃음이 지어진다.

메인공연과 마찬가지로 이 공연도 좌석을 예약할 수 있다. 전날 오후 8시부터 메인공연과 같은 방식으로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면 된다. 이 공연은 고객참여가 없어서 고객참여석으로 지정 된 가운데 자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자동 양보된다. 따라서 예약번호가 10번 안쪽이라면 좋은 자리에서 볼 가능성이 높다.


 

[판타지아 가디언즈]

시간: 오전 11 50 / 오후 6 (10분 정도 소요)

장소: 어드벤쳐 1층 만남의 광장

개요: 롯데월드의 이번 봄 시즌 테마는 VR(Virtual Reality)이다. VR기술을 활용한 어트렉션과 게임 등이 곳곳에 배치되고, 식당에서는 애매한 기간한정 VR메뉴, 예를 들어 VR깐풍기를 선보인다. 판타지아 가디언즈는 이 VR 테마에 맞춰 새롭게 선보인 한시적인, 그렇지만 인기는 좋은 막간 공연이다.



만남의 광장에서 진행되는 이 무대는 영화 아바타에 나올 것 같은 미래전사들이 양발전동휠 위에서 테크노 컨셉의 춤을 추는 것으로 진행된다. 하체는 고정한 채로 무표정한 춤을 추는 배우들의 모습이 로보트 같기도 하다. 처음 시연한 날은 배우들도 전동휠이 어색해선지 약간 어설픈 느낌이 났는데, 요즘에는 자연스러우면서도 절도 있는 군무가 잘 춘다. 은발에 은색 분장의 배우들은 사이버 전사 느낌을 물씬 풍긴다.

10분 정도 진행되는 짧은 공연이지만 사람들이 꽤 좋아하는 공연이기도 하다. 공연 시작 시간에 딱 맞춰 가면 뒤쪽에서 까치발로 서서 봐야 하니 조금 일찍 가는 것을 추천한다. 공연이 시작되면 배우들이 전동휠을 타고 롯데월드 어드벤쳐 1층을 크게 도는데, 이 때 진행요원들이 무대 양 옆쪽 사람들을 비키게 하면서 전동휠의 출입로를 만든다. 그래서 사이드 쪽 자리는 피하는게 좋다.

짧은 공연이 끝나면 포토타임이 있다. 큰 애는 사이버 전사들의 무표정한 모습이 무섭다며 사진 찍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아이들 성격 상 호불호가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면 좋다.

 


[브로드웨이 밴드 쇼]

시간: 토요일 오전 11 30 (15분 정도 소요)

장소: 어드벤쳐 1층 가든스테이지

소개: 롯데월드 전속 밴드가 나와 유명한 뮤지컬 노래들을 라이브로 들려주는 밴드 쇼다. 한 번쯤 들어본 것 같은 외국 노래들이 트럼펫처럼 짱짱한 관현악 소리와 함께 연주된다. 노천 공연장에서 하는 라이브 연주인지라 소리의 전달이 좋은 것 같진 않지만, 실력 있는 연주자들이 흥겹게 연주하는 무대는 그 자체로 듣는 맛이 좋다.



일찍 움직이는 얼리버드 외엔 사람이 별로 없는 오전 시간인지라 선착순임에도 불구하고 자리 잡기는 편하다. 한 번은 사람이 없어 가운데 맨 앞자리에 앉아 공연을 본 적이 있는데 연주자분들과 계속 시선이 마주쳐서 조금 민망했던 적이 있다. 자리가 있더라도 너무 한가운데 자리보다는 살짝 옆쪽이나 뒤쪽 자리를 추천한다.

밴드 중심의 쇼지만 춤이 전혀 없지는 않다. 남성 2, 여성 2인의 댄서가 함께 나와 춤을 추기도 하고, 밴드 분들이 프로정신(?)으로 직접 춤을 추기도 한다. 하지만 어른 위주의 음악 공연에 캐릭터가 나오지도 않아 아이들 입장에서는 조금 지루할 수 있다.

보통 이른 시간에 롯데월드에 가면 어린이 범버카 같은 어트렉션이나 키즈토리아 같은 놀이시설을 이용하는 편이지만, 부모 입장에서 부담 없이 오전을 보내고 싶다면 추천할만 하다. 일요일은 브로드웨이 밴드쇼 말고 비슷한 시간 대에 빅밴드쇼를 한다고 하니 참고.

 

 

[그 외 공연]

이 외에도 3시 반에 진행되는 캐릭터 판타지아, 4시에 진행되는 플래쉬 몹 공연, 중간중간에 트램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진행되는 댄스무대, 스코틀랜드 백파이프 공연 등 다양한 공연들이 중간중간 포진해 있다. 멀리 갈 것 없이 가든 스테이지에 자리를 잡고 그 근처만 서성여도 거의 매 시간 마다 각기 다른 매력의 공연을 볼 수 있다.


 

[기타 팁]

2롯데월드도 개장한 덕에 롯데월드 부근에는 볼 것들이 많다.

최근에는 롯데월드 바로 옆 석촌호수의 벚꽃이 흐드러지게 펴 잠실이 온갖 사람들로 북적였다. 작년에는 날씨가 안맞아 주말에 예쁜 벚꽃을 보기 어려웠는데, 올 해는 주말 벚꽃이 너무 예뻤다. 배리어 프리 등이 잘되어있어 유모차로 석촌호수에 진입하기도 좋아 애들과 함께 보기 좋다.


사람이 너무 많아 벚꽃놀이를 즐기기 어려운 분들에게 줄만한 팁이 있다. 잠실역 롯데월드 맞은 편에 주공5단지 아파트가 있는데, 이 곳의 벚꽃이 아는 사람만 아는 또 다른 명소이다. 해본 적은 없지만 돗자리를 깔고 피크닉 분위기도 낼 수 있다고 하니 참고.

, 이건 지난 주 한정 스페셜이긴 했는데, 나이트 퍼레이드를 보고 롯데월드를 나와 9시에 진행되는 롯데월드타워 불꽃놀이를 보면 시간이 딱 맞다. 사실 롯데월드 내 야외 매직아일랜드에서 본 분도 많긴 한데, 굳이 사람 많은 매직 아일랜드 말고 롯데월드 밖에서 조금만 걸으면 타워가 보이는 자리가 많으니 편한대로 자리를 선택하면 된다. 내년에 또 불꽃놀이를 할지 모르겠는데, 만약 기회가 된다면 그 날은 롯데월드 데이로 삼는 것은 어떨까.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