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초의 콘텐츠는 짧고, 재미있다. 72초가 만든 드라마는 속사포 내레이션과 함께 진행되는 스토리 전개로 2분 내외면 에피소드 한 편, 20분이면 시리즈 전 편을 보기에 충분하다. 기업과의 콜라보레이션 콘텐츠는광고는 콘텐츠 채널에 올릴 수 없다는 한 포털 사이트의 콘텐츠 게시 정책도 바꿔 놓았다. TV 방송 채널에서 방영되면서 모바일 콘텐츠의 물리적 플랫폼 장벽을 허물었고, 미국과 중국 등 해외에도 진출했다. 국내외 콘텐츠 유통 플랫폼 사이를 종횡무진 누비는 72. 모바일 콘텐츠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72초 성지환 대표의 게임은 무엇일까.

 

Q. 72는 무슨 일을 하나요?

리드미컬. 콘텐츠. 재미.

72초는 2분 내외 길이의 리드미컬한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온라인 콘텐츠는 소재에 대한 규제나 정해진 형식이없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가 있는데, 저희 시도는 드라마의 경우 2분 안에 한 편의 이야기가 완결되는초압축드라마라는 새로운 형식이었죠. 거기에 보통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을 담아 많은 공감을 얻게 된 것 같아요. 72초의 콘텐츠들은 대부분 평범한 사람들, 우리의 이야기에요. 직장을 다니는 30대 흔남(흔한 남자), 흔녀(흔한 여자)가 일상에서 겪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죠.

사실초압축 드라마시도는 공연 기획사를 운영하던 시절, 프랑스 시트콤브레프에서 영감을 받아 재미 삼아 시작한 거였어요. 브레프는 당시 프랑스에서 화제가 됐던 1 30초짜리 시트콤인데 짧은 호흡의 영상을 모바일 콘텐츠로 시도해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죠. 저는재미있겠다!’ 싶은 건 당장 실행해보는 편이에요. 그래서 먼저 짧은 영상 한 편을 만들어보고, 그게 되니까 다음에는 영상 앞뒤로 에피소드를 붙여보고, 나중에는 작가도 섭외해서 스토리를 다듬었죠. 그렇게 탄생한 콘텐츠를 처음으로 유튜브에시즌 0’이라는 타이틀로 올렸어요. 그런데 모바일이나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몰리던 시기와 잘 맞물리면서 이슈가 됐죠. ‘시즌0’의 시도를 시작으로 지금의 72초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Q, 72초의 콘텐츠는새롭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프로세스. 새로운 시도. 확장

매번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 때마다, 적어도 한 가지 정도의 새로운 시도를 꼭 담았어요. ‘도루묵에서는 속사포 내레이션으로 스토리를 전개하는 것, ‘오구실에서는 느린 호흡과 서정적인 스토리를 짧고 빠른 형식에 담아내는 것, ‘두여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두 여자의 엉뚱하고도 독특한 대화법으로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것 등 실험적인 형식과 방법을 시도했어요. 새롭다는 평이 많은 건 시청자들이 저희의 시도를 함께 체감하고 있다는 거겠죠.

최근에 오픈한 72초 드라마비기닝역시 새로운 시도와 의미가 있어요. ‘비기닝 2015년 야구선수 강정호 선수의 메이저리그 진출과 부상 극복 스토리를 소재로 한 야구 드라마인데 총 18개 에피소드를 야구의 이닝인두 가지 라인으로 끌고 갑니다. 72초 콘텐츠 사상 처음으로 시도하는 *빈지 워칭(Binge Watching) 방식으로 18개 에피소드를 동시에 공개했어요. 온라인 채널뿐 아니라 현재 MBC 스포츠 플러스 채널을 통해 방영되고 있고요.

‘비기닝’은 방송국 콘텐츠를 온라인에 배포하는 회사인 SMR을 통해 유통되는 업계 최초의 콘텐츠이기도 합니다. ‘비기닝외에도 72초 드라마도루묵이나오구실을 비롯한 다른 콘텐츠들도 JTBC KBS 채널에서 방영이 됐었죠. 디지털 콘텐츠가 방송 매체에 방영된 최초의 사례가 됐는데, 저희에게 두 가지 의미를 가져다줬어요. 하나는 온라인에서 TV로 유통 채널을 확장했다는 것, 또 하나는 이를 계기로온라인 콘텐츠와 기존 미디어와의 융합과 협력이 시작되지 않을까하는 기대입니다. 시작은 모바일과 TV, 두 유통채널의 경계가 허물어진 것이지만 점차 콘텐츠의 융합으로 발전할 수도 있으니까요. 서로 다른 채널의 콘텐츠가 합쳐지면 지금까지와는 또 전혀 다른 무언 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설레곤 한답니다.

*빈지 워칭(Binge Watching) : 단 기간에 TV 프로그램을 몰아서 보는 행위

 

Q. 72초의 새로운 게임, ‘콘텐츠와 광고의 융합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광고든. 콘텐츠든. 재밌으면 그뿐.

저희가 기업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재로 하는 콘텐츠는 ‘72초 콜라보레이션이라는 브랜드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이 콘텐츠는 기업과 공동작업으로 만드는 광고이자 72초의 콘텐츠예요. 동영상 제작사의 주 수입원인 광고를 통해 브랜드와 72초의 콘텐츠를 동시에 알릴 방법을 고민하다가 나온 것이 72초 콜라보레이션이었어요. 첫 콜라보레이션은 포털사이트 콘텐츠 채널에 게재되었다가 두 시간 만에 내려갔어요. 콘텐츠 채널에 광고를 올릴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죠. 그러나 보는 이들이 72초 콜라보레이션을 단순 광고로 보지 않고, 콘텐츠로 인식하기 시작했고 그 성과가 꾸준히 나타나면서 올해 4월부터는 콘텐츠 채널에 저희 콘텐츠를 올릴 수 있도록 정책이 바뀌었어요. 72초 콜라보레이션도 콘텐츠로 인정하게 된 거죠. 저희가 원하던 그림이 그려진 거예요. TV 같은 경우 타임라인에 의해 명백히 광고와 콘텐츠가 구분되지만, 온라인으로 넘어 오는 순간 그 경계가 희미해지죠. 사실 채널과 상관없이 광고 혹은 콘텐츠, 이런 이분법적 사고를 버리고 모든 콘텐츠는 사람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광고든, 드라마든 말이죠. 


Q, 모바일 콘텐츠의 새로운 흐름을 이끌어 계획은 무엇인가요?

콘텐츠. 비스니스 모델.

72초의 핵심은 콘텐츠입니다. 기술의 발달에 따라 바뀌는 영상환경에 맞춰 콘텐츠를 어떻게 재미있게 만들 것인가 늘 고민해야 하죠. 작년에는 VR 콘텐츠로 드라마 네 편을 만들어 봤는데, 단순히 신기함을 재미로 착각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콘텐츠가 첨단기술을 만날 때 쉽게 빠질 수 있는 함정이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VR로 만들었을 때 가장 재미있는 콘텐츠가 무엇일까 고민하고 있어요.

또한, 72초는 현재 본격적인 중국 진출을 앞두고 전략을 가다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중국 14개 플랫폼에 72초의 콘텐츠들이 배급되었는데, 결과가 나쁘지 않았어요. 자막 버전과 더빙 버전 두 가지 중 더빙 버전이 더 반응이 좋았고요. 처음 계획은 중국에서 반응이 좋으면 중국업체와 중국판 시즌을 공동제작하는 것이었는데, 과연 중국형 콘텐츠를 잘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중국에서 장기적인 콘텐츠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가장 좋은 형태를 찾고 있어요.

하반기에는 콘텐츠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를 많이 시도해 볼 계획입니다. 상품이나 브랜드와 연계된 드라마, 또는 기존의 콘텐츠에서 파생된 또 다른 콘텐츠가 나올 수도 있겠죠. 저희 콘텐츠를 상품화할 방법도 고민 중이죠. 현재 72초의 주요 수익모델인 콜라보레이션의 비중을 점차 낮추면서 웹툰이나 게임 등과 같은 IP 비즈니스로의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어요. 마블이나 디즈니와 같이 일상 속에서 접할 수 있는 모든 것으로 콘텐츠를 확장해 나가는 것이 72초의 목표입니다.

 

사내기자 취재수첩

이유경 대리가 성지환 대표에게

물었습니다

Q.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에서 공연기획 분야로 업을 바꾸셨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나요? 또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은 없으셨는지요? 

A.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간 것 같습니다. 저는 대학 졸업 직전 마지막 기말고사를 보며과연 내가 이 일을 평생 재미있게 하면서 최고가 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게됐어요. 그때 인생의 모토를 정했죠. ‘새롭고 재미있는 것을 만들어서 잘 먹고 잘살자!’ 단순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이 모토를 따라 평소에 관심 있어 하던 공연기획 아카데미를 다니고, 자라섬 페스티벌에서 자원봉사도 하며 평생 하고 싶은 일을 찾고 바로 실행에 옮겼어요. 두려움은 없었어요. 누구나 평생 하고 싶은 일, 이 길이 맞는지에 대해서 확실한 답을 가질 수 없지만 해보지 않고 알 수 있을까요? 


Q. ‘재미있는’, ‘공감 가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72초 만의 기준이 있다면요?

A. 우선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을 만들자는 신념을 지니고 있고, 막무가내 일 수도 있지만 우리가 보기에 재미있는 것을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72초에는 다양한 재주를 가진 친구들 또 그만큼 다양한 관점을 가진 이들이 모였기 때문에 다수의 직원이 재미있다고 생각하면 충분히 매력적인 콘텐츠가 될 거라고 생각하죠. 물론 그 과정에서 수차례 콘셉트 회의를 거치고,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보기도 하고 또 전 직원과 리뷰도 합니다. 매주 금요일 맥주 페스티벌을 여는데, 이 시간에 작품시사, 기획 아이디어회의 및 이슈 공유 등을 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며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Q. SK주식회사 C&C 구성원들에게 시장의 판도를 바꾼 대표님만의혁신과 실행의 노하우를 알려주세요.

A. 세상에 없는 것을 창조하는 일은 기존의 문법을 버리는 것과 같은 맥락인데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에 대해서당연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갖는 습관, 그리고 그것에 대해 답을 찾는 고민을 멈추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우리 회사에는 제 방이 없습니다. 외부 미팅이나 출장 갈 일이 잦아 회사에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 굳이대표실이 필요하지 않다고 느꼈거든요. 필요할 경우 빈자리를 잠시 빌리면 그만이에요. 당연한 것들에 대해서왜 그래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늘 멈추지 마십시오! 또 무엇보다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잘하게 됩니다.

SK주식회사 C&C 사보 'Create & Challenge' 6월호의 'SPECIAL INTERVIEW' 코너의 컨텐츠 입니다.

사보의 더 많은 컨텐츠는 '6월 사보'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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