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세상은 넓다는 것을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면 정말 비행기 유리창 너머로 보여지는 세상을 볼 때 절실히 느끼는 감동으로 깨닫게 되는 것이 공통적이지 않을까?

솔직히 착륙하여 공항을 나가면, 세상이 넓다라는 느낌보다는 그냥, 이러한 또 하나의 국가가 있구나, 여기서는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나 하는 그런 삶에 대한 궁금증과 여행일정에 대한 준비하는 마음만 앞서게 되어, '와~아 세상이 이렇게 넓네…', '또 다른 국가가 있네...' 등을 느낄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사진1] 필립 체스터필드 作 '아들아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너의 꿈을 펼쳐라' 표지 (출처: 네이버 책)

 

동유럽이나 중앙아시아를 가는 여행객들이 있다면, 꼭 비행기 창가에 앉기를 권하고 싶다.

중국의 고원을 거쳐 날아가는 항공루트로 펼쳐지는 지상의 모습은 정말 장관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동남아나 미국을 갈 경우, 그냥 바다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다지 세상이 넓구나 하는 생각보다는 그냥 바다가 넓다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사진2] 카자흐스탄 출장시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중국 고비사막 풍경 

          

그러나, 끝없이 펼쳐진 고원, 사막, 도시, 적막한 산중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민가들, 대륙횡단철도, 실크로드의 광할한 흔적등을 생생히 볼 수 있는 동유럽행, 중앙아시아 행 항공루트는 정말 지구의 경이로움과 광할함에 우리가 한없이 작은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아세안편

 

이번 출장일정은 라오스.

라오스는 최근 미국, 일본등 중국을 견제하려는 강대국들의 정치적, 군사적 목적과 수많은 자원과 중국이라는 거대한 소비시장을 국경으로 두고 있는 지리적인 장점을 가진 경제적 목적 등으로, UNDP, ADB, Wordbank 원조기구 등의 엄청난 원조와 개발, 투자들이 이루어지고 있는 이제야 잠을 깨고 있는 정말로 조용한 동방의 작은 나라이다.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만난 여행자들의 천국 라오스.

얼마나 평화로우면 욕망이 멈추는 땅이라 했을까?

 

[사진3] 라오스 방비엥 송강의 나무다리를 건너 찾아간 마을. 과자와 음료, 담배 등을 파는 가게는 마치 추억 속의 한 장면을 보는 듯했다.

 

라오스에 가거든 사원이나 경치 구경보다는 사람을 보라. 어렵고 고단한 삶 속에서도 미소를 지어주는 순박하고 선량한 얼굴들. 가진 것 별로 없지만 구걸하지도 않고, 욕망을 채우려 아우성치지 않는 착한 사람들을 보라. 그곳에 사는 개나 고양이도 병아리를 탐하지 않는다. 사람도 가축도 더불어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더라. 지난달 9일 인도차이나 반도의 작은 나라 라오스(Laos)로 날아갔다. “베트남에선 오토바이를, 캄보디아에선 돌을, 라오스에선 사람을 보라는 말이 있더군요.” 인도차이나 3개국에서 두루 살아온 가이드의 말은 결코 빈말이 아니었다. 

 

[사진4] 가난 속의 여유·미소… 전통 생활방식 간직

 

인도차이나는 일반적으로 옛 프랑스령 식민지인 베트남·라오스·캄보디아 3개국을 가리킨다. 이들 국가는 메콩강(Mekong River)을 끼고 유사한 삶을 꾸려나가는 듯하면서도 조금씩 개성이 다르다. 세 나라 모두 독립왕국으로 존재했으나 19세기 후반 프랑스의 식민지가 되었다가 제2차 세계대전 뒤 각각 독립했다.

그 중에도 문호를 가장 늦게 개방한 라오스는 베트남이나 캄보디아에 비해 세상에 덜 알려졌고, 그만큼 전통적인 생활 방식과 문화도 덜 훼손됐다. 그래서인지 라오스에선 여행자들이 바가지 요금을 쓰는 경우가 드물다. 돈을 달라고 쫓아오는 거리의 아이들도 보이지 않는다.

 

물론 라오스에는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같은 유명한 사원이나 베트남의 하롱베이(Ha Long Bay) 같은 비경의 바다는 없다. 하지만 인공이 가해지지 않은 자연과 여행자를 친절하게 맞아주고 배려해 주는, 자연을 닮은 순박한 사람들이 있다.

프랑스인들은 말한다.

 

 

베트남인들은 쌀을 심는다. 캄보디아인들은 쌀이 자라는 것을 본다. 라오스인들은 쌀이 자라는 소리에 귀 기울인다.”

[중앙일보] 2013.06.21

 

 

사회주의 국가, 국토는 우리나라보다도 크지만, 인구수는 오히려 우리나라의 절반도 안 되는 나라.

한때 프랑스 식민지로 지금도 프라방이라는 프랑스의 풍경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유명한 관광지가 있는 곳,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엔에는 여행자의 거리라고 해서 많은 외국인들이 고풍스런(?)카페거리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집시처럼 장기간 힐링하고 있는 곳

 

이런 나라에 어떠한 국가간 원조협력사업이 필요로 할까?’

불만반, 의구심반등으로 태국행 비행기를 탔다.

 

! 라오스(비엔티엔)는 우리나라와 아직 직항이 없어, 태국을 통해, 타이항공을 이용해 들어가야 한다. 대한항공 직항이 생겼으나, 운항편수가 적어, 금번 출장일정과 맞지 않아 이용할 수 없었다.

 

[사진5] 태국으로 출발하려는 대항항공 보잉 747-400 점보기종, 2층이다

 

정부 대 정부간 원조사업에 참여하다 보면 여러 일들에 정말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아무래도 해당국가의 공무원들을 상대하는 일이라서 한마디 한마디에도 신중을 기하여야 하며, 초면에 너무 원조사업이니 투자성이니 하는 비즈니스적인 얘기를 하기보다는 해당국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며, 향후 훌륭한 국가발전에 중요한 가치로 평가 받을 수 있다고 하는 형태로 진정으로 귀국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는 마음이 전해져야 그들이 마음을 열게 되며 소통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는 것이다. 대화 중에는 초면이니 만큼 진지한 자세로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여야 하며, 절대로 말을 끊는다던가 함부로 결론을 미리 내려버리는 우를 범하여서는 안 된다.

 

오천년의 유구한 역사를 내려오며 조용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점잖고 품위 있는 전통을 가진 우리나라처럼 그들도 품격 있는 역사와 전통을 가진 나라들이기 때문이다. 급격한 경제발전으로 인해 우리 스스로가 조급성을 갖게 되었고, 절차와 협의보다는 결과에 치중하는 양상을 보이는 모습에 그들은 거부감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마치 hp, IBM등의 글로벌 기업대표들이 우리나라에서 상품설명회를 할 경우, 고개를 숙이고 예의를 차리고자 몸에 맞지 않은 인사법 하나에도 조심하며 상대방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처럼 우리도 외국에 나가서 성숙한 선진국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진정한 선진국 시민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된다.

 

[사진6] 작년에 일본에서 개최된 아세안 10개국 초청 식량안보문제 및 시스템화 관련 워크샵에 참석했을 때의 필자 모습.(우측 2분이 일본 공무원, 그리고 필자와 한국 공공기관 직원 1분, 좌측 1분(미국인)은 FAO(국제식량농업기구) 소속 공무원

 

사진에서 보면, 국가별 특성이 잘 나타나 있다.

우선, 맨 우측은 일본인 과장, 계장들의 모습이다. 하나같이 상대방을 쳐다보기보다는 통역에 귀를 기울이고, 고개를 숙이고, 무언가를 열심히 쓰고 있다. 자세도 다소곳하며, 몸을 거의 움직이지 않는 집중력을 보여준다. 맨 좌측 FAO관계자는 미국인이며, 상당히 발표자의 발언을 직접 경청하고 되묻는 등 적극적인 토론과 과정을 중시하는 것에 익숙한 모습을 보인다. 가운데는 필자를 포함한 한국인이며, 무언가를 당장 해줄 것처럼 밝은 모습 일색이다. 가슴은 열려있으며, 빨리 결론을 내고, 해결방법을 찾는 것만이 살길인 양, 동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또 다른 방향에서 찍은 사진이다. 

 

[사진7] 각국의 대표들 모습 (왼쪽 위부터 오른쪽 아래방향으로 라오스, 미얀마, 필리핀, 싱가폴, 태국, 베트남)

     

한마디로 베트남인은 베트남인 답고, 필리핀인은 필리핀인답다.

 

대부분의 개도국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일단 동남아는 상당히 자존심이 높다. 함부로 장난스레 얘기를 하거나, 그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는(예를 들어 기술력이 한국이 월등하다던가, 추진하는 방식을 한국식을 따르는 것이 좋겠다고 하던가..등등)형태로 이야기를 했다가는 나중에 이유를 알수 없는 비협조적인 태도와 심지어 프로젝트 자체에 대한 보이콧 등을 당할 수도 있다.

이러한 태도는 한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으므로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사진8] 태국에 입국하기 전, 비행기내의 모니터에 표시된 비행기 항로궤적이다. 안 그래도 한국에서 늦은 오후 5시에 출발, 현지 시간으로 저녁 9시정도 도착해서(한국 시간으로 11시)피곤한데, 이상하게 태국 공항에서 착륙허가를 내주지 않고 뺑뺑이를 돌린다. (위의 빨간색 표시를 보면, 두 번이나 원을 그리다가 공항으로 내려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태국 방콕 수완나폰 국제공항에 무사히 착륙했다.

 

[사진9] 수온나폼 태국 국제공항 전경 (출처 : www.bangkokairportonline.com)

 

태국공항은 많이 들 가보셨겠지만, 정말 활기차다.

모든 걸 개방한 국가로서, 세계의 쌀 생산중심국으로서, 동남아의 관광소득 1위 국가로서, 엄청난 유입인구와 관광인구가 몰려들고 나가는 국제적인 국가이다.

 

태국에서 1박을 하며, 다음날 저녁 비엔티엔으로 들어가기 전 태국시내 농업부에서 간단한 회의를 실시했다.

 

[사진10] 태국 농업부에서 30여년간 근무하시다가 지금은 산하 쌀 안정화 기구에서 일하시는 Mr. Motol : 좌측 세번째)과 태국 쌀 국제거래 관련 시스템화에 대한 협의를 하는 모습

 

태국의 농업부는 여러기관과 같이 협력하여 일을 진행한다. 태국은 무엇보다 쌀에 대한 국제적 생산기지 역할을 담당하며, 경제력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수단이자 국제적인 국가위상을 높이는 데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국제거래에 대해 시스템화가 절실하며, 이를 기반으로 세계와 거래하는 체계를 온라인으로 구축하려는 노력이 활발하다.

 

오후 5시쯤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엔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다시 방콕 수완나폼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방콕에서 비엔티엔까지는 1시간 30분정도 걸린다고 한다.

 

일단, 공항에서 비행기 출발시간을 기다리며, 쉬어야겠다.

다음 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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